쌍둥이의 쪽쪽이 끊기

부모는 조력자

by The오늘

쌍둥이를 출산하고 가장 어려웠던 것이 바로 수유였다. 배고프다고 둘이 같이 우는데, 한 번에 둘을 모유 수유하기는 불가능했다. 결국 나는 퉁퉁 부른 젖을 붙잡고 울며 쌍둥이에게 분유를 먹였다. 초유를 잠깐 한 달 정도 밖에 못 먹이고 바로 분유를 먹이면서도 그마저도 동시 수유가 어려워서 선택한 방법은 쪽쪽이였다. 한 명이 다 먹을 때까지 물려 놓고, 나머지 한 명을 먹이는 것. 그덕에 쌍둥이는 분유텀을 잡을 수도 있었고, 수면교육도 수월히 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언젠간 이 쪽쪽이를 떼야한다는 두려움이 마음 한켠에 늘 있어왔다. 돌이 지나면서 공포가 현실의 시간으로 다가오자 이를 어떻하나 하는 걱정이 커져왔다. (이건 내가 고민을 사서하는 타입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터넷에서 쪽쪽이 끊기를 검색하면 정말 수없이 많은 엄마들의 경험담이 올라와 있다. 세 시간동안 자지러지게 울었다는 아이부터 끊는데 한 달 넘게 걸렸다는 경험담까지…. 간담이 서늘해지는 한여름 공포 스릴러 같은 경험담 일색이다. 나는 한 명도 아닌 둘을 감당할 수 있을까 싶어서 솔직히 무서웠다.


그러나 쪽쪽이를 물고 자는 습관 때문에 생긴 볼의 침독과 아기 입에서 난다고 상상하기 어려운 입냄새, 무엇보다 벌어져 나기 시작하는 둘째의 앞니 때문에 결단을 내려야 했다. 신랑과는 이번 설연휴를 기점으로 잡자 약속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기로 했다.


그러다 이번주 어느 날, 쌍둥이가 낮잠에 들기전에 서로 장난을 치며 쪽쪽이를 침대 바깥으로 던지는 것이 아닌가? 난 이때다 싶어서 쪽쪽이를 치워버리고 그냥 재웠다. 정말 토닥토닥 그냥 재웠다. 어랏?!?! 욘석들이 그냥 잠드는게 아닌가???? 마치 별일 아니었다는 듯 살며시 잠이 들어버렸다. 물론 자다 깨서 쪽쪽이를 찾으며 울부짖었지만 그것도 잠깐일 뿐 다시 곧 잠을 청했다. 그렇게 한 이틀 정도만에 쌍둥이는 수월하게 쪽쪽이를 졸업했다.


지레 겁먹었던 것에 비해 수월하게 끊게 되어 나도 우리 신랑도 놀랐다. 무엇보다 매번 한 단계씩 성장해 나가는 쌍둥이가 기특했다. 마치 열심히 커가기로 작정한 아가들처럼 자신 앞에 놓여진 삶의 계단들을 차곡차곡 넘어가는 쌍둥이가 너무 대견해서 가슴이 울컥했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보게된다. 엄마의 놀라운 육아스킬도 중요하지만 결국 아이를 키우는 건 부모의 사랑과 아이를 향한 믿음이라는 걸 배운다. 아이가 해낼 수 있을거라고, 혹여 어려워하고 더듬더듬 느리게 갈지라도 아이가 결국에 해낼 수 있다는 걸 믿고 기다려 줘야 하는구나.


쪽쪽이를 떼는 건 내 숙제가 아닌 우리 쌍둥이의 숙제였고, 나는 단지 옆의 조력자였다. 조력자로서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리고 내가 조력자라는 사실을 잊지않고 아이들 스스로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다. 아가들이 늘 이렇게 잘 자라줘서 고맙고 감사하며 무엇보다 엄마의 무지를 매일 깨우쳐 주니 뭉클해진다. 사랑해 우리 쌍둥이~


P.S. 여보~ 이번 설연휴 숙제는 쌍둥이가 미리 잘 해결했으니 대신 선물은 저를 주셔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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