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더라
뒤늦게 박사과정에 들어간 해에 쌍둥이가 찾아왔다. 한 학기도 다 채우지 못한 채, 휴학신청서를 제출하고 돌아서며 이제 내 인생에서 내 결정대로 되는 건 없겠구나를 직감했다.
그리고 마흔이 되던해 나는 쌍둥이의 엄마가 되었다. 너무 작아서 어떻게 안아야 할지도 모르는 젖먹이 둘이 맡겨졌다. 젖병 물리는 방법 조차 모르던 나는 매일 두시간 이상을 자보지도 못하고 이틀에 한끼를 먹었다. 출근하는 남편의 등을 바라보며 오늘은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두려움과 외로움, 핏덩이 아기들을 지켜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버티는 것 외에 방법을 몰랐다. 울 신랑은 녹초가 된 나를 받아내는데 지쳐 그 순하던 사람이 내게 화를 내기까지했다.
산후도우미를 불러야한다고 완강히 주장하던 신랑의 말에 못이기는 척 그러자 했다. 산후도우미 선생님이 오시고서야 나는 사람의 삶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서야 알았다. 내가 아이 키우는 방법을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젖병 물리는 방법부터 기저귀 가는 방법, 아기들 재우는 것까지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던 것이다. 당췌 무슨 자신감으로 갓난쟁이 둘을 혼자 키우겠다고 달려들었던 것인지 내 무지에 근거한 자신감에 스스로 놀랐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부터 내 계획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뒤늦게 생긴 아기를 홀로 잘 키워보겠다고 했지만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선 좀처럼 혼자 감당해 낼 수 없었고, 심지어 호르몬의 노예가 되어 널뛰기하는 내 감정조차도 감당할 수 없는 날이 부지기수였다.
지금은 ㅎㅎㅎㅎ 셋째가 찾아왔다…. ㅎㅎㅎㅎ 쌍둥이 둘에 연년생 아기라니…. 마흔에 이렇게 한 번에 다둥이 엄마가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다음 학기에는 복학해야 하는데 세상에나… 또 휴학신청을 해야한다. 교수님께 말씀드려야 하는데 그것조차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뭐 내 마음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다. 그래서 배운 것 하나가 있다. 흘러가는데로 따라가 보는 것.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떼처럼 살아야 한다고 누가 말했는가? 인생은 거슬러 오를 때와 흘러가는 강물에 몸을 맡겨야 하는 때가 따로 있는 것 같다. 내 청춘이 거스르는 삶이 었다면 지금은 순리대로 흐르는 삶을 배우는 중이다.
그래서 내 삶의 새로운 챕터를 열어 무지한 엄마를 가르쳐주는 우리 쌍둥이 아가들과 뱃속의 아기가 내겐 더 없이 감사 제목이다(그래도 힘든 건 힘든 거닿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