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 and now
경제가 안 좋다.
그게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미처 몰랐었다.
일자리가 많이 없어지고, 그에 따라 10년 넘게 일하면서
처음으로 면접 제안도 잘 안 오고 일 구하기도 어려워졌다.
그래서 하던 일과 연관되지만 완전히 다른 직종에 이력서를 넣었고,
다음 주부터 출근하게 되었다.
새로운 업무에 대해 걱정과 기대가 된다.
일을 하게 되었지만, 별로 기쁘지 않았다.
그렇게 고대했는데
그 얘기를 들은 친구가 말해줬다.
"실제로 기쁠 정도로 좋은 데 취업한 건 아니라서.
그치만 돈 벌고 사회생활과 자기효능감을 회복할 수준은 되니까,
안도감이 드는 게 아닐까?"
아, 그렇구나. 이 감정은 안도감이군.
친구랑 그래서 이리저리 기분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감정의 고점과 저점을 줄이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나는 언제나 감정이 하이한 상태이기 때문에 저점일 경우가 잘 없다.
그런데 그건 사실 내 감정을 억누르거나 외면해서,
약간 강박적으로 좋은 상태로 유지하려고 해서 그런 것일지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균형을 찾는 것.
그 과정에서 나를 이해하고 자비를 가지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
심리학에서 자주 결론으로 쓰이는 "here and now."
미래에 대한 걱정을 줄이고 현재에 집중하라는 말.
결국 지금 주어진 내 앞에 충실하면서,
내 페이스대로 뚜벅뚜벅 걸어가야 하는 것이다.
모든 경험이 나를 성장시키는 과정이라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