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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제일 버겁다

몸무게를 이용해 마사지와 운동을 해보니 말이야

by 김낙낙

친구가 생일 선물로 '나무손'을 줬다.

물론 내가 요청한 선물이긴 하다.

나는 언제나 마사지에 진심이다.

항상 몸이 쑤시고 결리니까.

요즘 매일 운동을 하다 보니 몸의 어느 한 곳은 꼭 쑤신다.

뭐, 사실 운동 때문만은 아니다.

현대인은 오래 앉아 있고 자세도 나빠서

몸 여기저기 안 좋은 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특히 클라이밍을 하면 항상 허리가 아팠다.

매달리면 허리에 오히려 좋다고 들었는데 왜 아픈 걸까?

클라이밍 친구들이 이유를 알려줬다.

“내려올 때 점프해서 내려오면 무게 충격이 무릎과 허리에 바로 가니까요.”

그 이후로 젖 먹던 힘을 다해 완등을 한다해도

될 수 있으면 다운 클라이밍으로 조심히 내려온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허리가 괜찮았다.

나무손은 지압점을 찾아 내 몸무게로 지긋이 눌러줘서 마사지를 해주는 원리다.

폼롤러나 땅콩볼 같은 도구들도 다 그런 방식이지.

그런데 마사지를 하다 보면 “으어어” 소리가 절로 난다.

생각해 보면 참 웃기다. 내가 내 몸 하나 감당하기 이렇게 힘들다니.

클라이밍도 내 몸무게를

양팔과 다리로 무게중심을 잡아 지지하면서

높은 곳을 오르는 운동이다.

가벼우면 그만큼 부담이 덜 가겠지만…

그래도 나는 나의 무게감 있는 몸이 좋다.

무게감이 있다는 건 말이지, 강력하다는 것이니까.

물리 법칙이 인정한 나의 강력함이라니. 어떠냐!





SE-5ba4c6bf-4335-4263-b646-287a79196f65.jpg 이게 나무손. 이 위에 누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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