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이 나를 덮쳐올 때.
한국에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학습된 무기력에 빠지게 된다.
나도 인스타 많이 하지만
SNS가 발달한 요즘은 더하다.
남들과 비교하게 되고,
남들은 잘 사는 것 같고,
나만 이렇게 어영부영 사는 것 같고,
나이 먹고 말하기 쪽팔리고,
나는 별거 아닌 것 같고.
기타등등, 기타등등.
그럼 하고 싶지 않아진다.
"내가 했는데 안 됐어~"보다
"그냥 귀찮아서 안 했어"가 더 그럴듯하니까.
나도 속이고 남도 속이고,
그렇게 무기력해지는 것이다.
사회도 한몫한다.
언제나 어디서나 일인분을 하라고 달달 들볶고,
그 일인분이라는 게 내가 보기엔 삼인분 같다.
일인분 하기도 버거운데
곱빼기도 아니고 삼인분이라니.
그럼 이렇게 자기 합리화 하고 싶어진다.
그냥 나는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거야.
내가 부족하고 덜 된 게 아니야. 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걷지 않으면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걷기만 하면 마이너스는 아니다.
마이너스 같더라도 뒤로라도 많이 갈 수 있다.
그걸 알면서도 무망감에 쩔쩔 맨다.
시작을 하기 두려워진다.
"시작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
그런 환상을 버리고 걸어야 한다.
잘할 생각을 말고 그냥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나에게 자꾸 자꾸 말해주려 노력한다.
잘할 생각을 말고 그냥 할 생각을 합시다.
옷 정리도 잘할 생각을 말고 그냥 한 걸로, 엉망진창이어도 의미를 가집시다.
운동도 잘할 생각을 말고 그냥 오늘도 한 것으로 의미를 가집시다.
공부도 잘할 생각을 말고 꺼내서 읽어본 것으로 의미를 가집시다.
실패했다는 두려움이 나를 덮칠까 봐 언제나 무섭다.
그치만 용기를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