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에 듣는 노래
한 곡에 꽂히면 반복해서 듣는 버릇이 있습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Original love & Ovall의 ‘接吻-kiss(Seppun Kiss, 이하 kiss)’라는 곡입니다. 接吻은 ‘접문’, 입맞춤을 뜻한다고 합니다. 1980년대 음악활동을 시작해 일본 시부야계 음악 스타일에 큰 영향을 미친 Original Love는 타지마 타카오(田島貴男)의 1인 밴드입니다. 소울과 록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고, 후배들에게 존경과 찬사를 받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는 2022년 자신의 음악인생 30주년을 자축하며 후배들과 함께 트리뷰트 커버 앨범을 선보였습니다. 앨범 수록곡 'Kiss'의 경우 후배 밴드 Ovall이 연주를 맡았는데, 노래는 본래 주인인 타지마 타카오가 직접 불렀습니다.
‘Kiss’는 본래 1993년 일본 드라마 <어른의 키스> 주제곡으로 알려지며 유명세를 탔습니다. 오리콘 차트에 장기간 머물렀다는 걸 보면 당대 인기곡이었던 셈이죠. 오래전 작품이라 본 적은 없지만 노랫말만 봐도 어떤 느낌이었는지 짐작은 갑니다.
길고 달콤한 입맞춤을 해요/깊이, 끝없이 그대를 알고 싶어요/fall in love 강렬한 입맞춤을 할 때마다/더욱 색깔이 없는 꿈을 꿔요/아, 어딘가 뭔가 아쉬운 오늘은/그대의 젖은 눈빛이 기뻐요/어느샌가 마른 잎 색깔의 twilight/어린아이처럼 당신을 원해요
사랑의 열병을 앓아본 적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노랫말입니다. 비트는 감각적이고, 멜로디는 중독성이 있으며, 노랫말은 더없이 솔직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에둘러 표현하지 않습니다. 단순 명료하죠. ‘입을 맞춥시다, 끝없이 당신을 알고 싶어요.’ 노래 속 화자는 상대방과 강렬하게 키스할 때마다 색깔이 없는 꿈을 꾼다고 합니다. 색깔은 흔히 무언가를 상징할 때 사용하잖아요. 빨간색은 정열, 노란색은 행복, 초록색은 치유와 같은 식이죠.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키스를 할 때는 그런 상징 따위는 전혀 상관이 없는 거예요. 그 순간 그의 마음속에는 사랑하는 사람만 자리하고 있을 테니까요. 연인은 그 무엇에도 비유할 수 없겠지요. 그냥 나는 나, 너는 너일 뿐입니다. 그 자체로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그래서 화자는 ‘색깔이 없는 꿈’을 꾼다고 말한 게 아닐까요.
노래를 듣는 출근길 전동차 안에서 저 역시 색깔이 없는 꿈을 꾸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았어요. 그럴 수밖에 없죠. 지금 제 옆에는 그런 연인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꿈을 이야기한다는 것, 언젠가 ‘색깔이 없는 꿈’을 꿀 수 있다고 믿는 시간만큼은 소중합니다. 진부하고 식상한 이야기지만 어쨌든 제게는 내일이 있으니까요. 그건 이 글을 읽는 당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