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라는 책에 이런 구절이 있다.
그것도 그토록 즐겁게.
그런 사람들이 좋았다. 남들이 보기엔 저게 대체 뭘까 싶은 것에 즐겁게 몰두하는 사람들.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정치적 싸움을 만들어내지도 않을, 대단한 명예나 부가 따라오는 것도 아니요, 텔레비전이나 휴대전화처럼 보편적인 삶의 방식을 바꿔 놓은 영향력을 지닌 것도 아닌 그런 일에 열정을 바치는 사람들.
대신 헤어질 무렵, 친구는 내가 천문학자가 되어서 좋다고 했다.
나는 그 친구가 무엇이어도 좋았지만,
열정적이고 무해하고 아름다운 화가라는 점이 특별히 마음에 들었다.
이 부분의 모든 문장이 너무 좋았다.
'나는 그 친구가 무엇이어도 좋았지만'이라는 부분이 확 들어왔다.
사람이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무엇이어도 신경 쓰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얼마 전에 관계에 대해 깊은 생각을 했다. 최근 친한 언니의 청첩장을 받고
결혼이란 뭘까?라는 생각을 하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러다가 아직은 결혼은 잘 모르겠지만,
내가 10년 뒤에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생각하게 되었다.
예전엔 참 조건도 많고, 까다로웠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냥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해 주는 다정다감하고 재밌는 사람이랑 즐겁게 지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왕이면 고양이도 한 두 마리 키우고, 서재도 있었으면 좋겠고
겨울에는 따뜻한 핫초코에 마시멜로를 같이 먹어주는 사람.
이왕 한다면 이 정도는 이 정도는 조건을 달았지만
지금은 그런 거는 상관없이 같이 있으면 웃음이 나고,
그냥 짧은 인생 행복하게 추억 만들면서 즐겁게 살 수 있는 그런 사람
그거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얼마 전 티브이에 나온 한의사가 인간의 세포는 주기가 있어서
한번 주기가 돌면 많은 게 변한다고 했다.
그 주기가 있어서 사람생각이 훅훅 바뀌는 걸까?
매년 달라지는 생각과 시야에 나도 종종 놀래곤 한다.
나는 그 친구가 무엇이어도 좋았지만,
나는 그 친구가 무엇이어도 좋았지만,
이 문장보다 더 다정한 글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