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QWER Feb 29. 2020

겨울이 내려 앉은, 어느 오후


새하얀 눈이 내리지도, 푸른 나뭇잎에 살며시 얹어진 이슬을 얼려버리지도못했지만, 그래도 분명 밤이 왔다. 겨울이 왔다.


봄이 오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스치듯 흐르면 비로소 온전한 겨울이 온다.

왠지 하얗고 사르륵 녹아버릴것만 같지만 투명한 얼음처럼 단단한 그 계절이 말이다.

 

세상의 계절이 그러하듯,

내게도 그런시기가 온다. 마치 겨울처럼 싸늘하고,

하얗고, 추운 계절이 말이다.


내 마음이 꽁꽁 얼어붙어 단 한발자국의 움직임도 만들어낼 힘 조차 없는 내 마음의 겨울.

당신의 마음을 왜 모르겠는가.

당신들의 따사로움을 왜 모르겠는가.


그래도,

 우리는 멀어질 수 밖에 없는 시간이 온거다. 당신들 탓이 아니라 오롯이 내 마음 속에

겨울이 내려 앉았기에 그런 것이다.


그러니,

 너무 섭섭하게도, 너무 아프게도,

너무 멀리도, 너무 가까이도,

그런 상태에 머물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어쩌면 다시 우리가 가까워질수도

다시 웃음을 지을수도,

다시 서로의 소중함을 확인할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날이 오면,

 당신과 당신들 모두와 봄을 바라보고만 싶다.


안녕. 바보들.


작가의 이전글 그 기분, 그 곳, 짧은 단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