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게 내려 앉은 상해에서의 공항이 떠올라.
투명하고 큰 창 너머로,
활주로에 큰 소리를 내며 내려 앉던 커다란 비행기를
바라보며,
아주 멍하니 생각에 잠기던 내가 생각나.
그리고
내 옆을 묵묵히 지키며 서있던,
C, 네가 떠올라.
마지막 만남이라고 하기에는
초라하기 그지 없는 장면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니,
그것만큼 아프면서 따뜻하고 눈물이 나는 순간이
없더라.
그 해의 상해는 눈이 많이 왔었더랬지.
하얀 눈이 온 세상을 감싸안았고,
그 하얀 바탕 속에서 나는 따스한 C 너를 만났어.
짧은 유학 생활 동안, 세상을 바라보고, 미래를 바라보는 동시에
황홀할 만큼 감동적인 현실을 살아갈 수 있는 순간이었어.
고작 6개월이었지.
내가 가진 나의 삶 중에서 가장 미래를 위해 나아가던 시기였던
동시에
가장 현실적인 사랑을 하던 때였지.
C,
너의 붉던 입술을 기억해,
영어가 서툴던 너,
중국어가 서툴던 나,
우리 둘의 의사소통은 불완전했지만,
그것과는 정반대로
너와 나의 마음은
그 어떤 이들 보다 완전했었어.
값싼 비행기를 찾아 어쩔 수 없이
새벽녘의 좌석을 예약했던 나를 따라
너는 상해의 공항에서 나와 함께 밤을 지새웠지.
숨막히던 시간이었어.
멈춤없는 시곗바늘의 움직임을 원망하고
탓했지.
나와 너는 끝내 서로에게 마지막을 고하지 않았어.
우린 서로 이미 그 순간이 마지막이라는 걸 직감했기 때문이었을까.
우린 서로의 끝을 미뤘는지도 몰라.
게이트로 향하면서 나는 잠시도 너에게 눈을 떼지않았어.
너의 미소를, 너의 입술을, 너의 눈빛을
내 마음 속에 담기위해 노력했어.
C,
너와 헤어진 뒤에,
나는 혼자 아주 차갑고 휑한 새벽의 상해의 공항에
웅크리고 앉아 세상이 떠나갈 듯 울었어.
네가 보고 싶었고,
당장 다시 너의 품으로 뛰어가고 싶었어.
6년이 지났내,
나는 여전히 차갑고 서늘함을 가진 상하이를 기억해.
상하이의 하얀 눈을 기억하고,
그 속에서 말 없이 웃음 짓는 C. 너를 기억해.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만약이지만,
그 비행기를 놓칠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할텐데
삶은 언제나 가장 중요한 순간에,
멍청한 나를 놓아두고, 시험에 들게해.
이젠 더 이상 그런 실수를 하지 않으면 좋겠는데,
좋은 사람과 결혼했다는 너의 소식을 들었어.
축하해.
이제는 이 기억을 봉합할 준비가 된 것 같아.
새벽의 서늘한 상해의 공기 그리고 C
잊지 않을게.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