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라미슈가 너무 맛있어서 쓰는 글
글감 친구라고 그럴싸하게 소개했지만, 그 주인공은 카페이다. 집=휴식 공간이라는 생각에 누워서 글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거-창하게 아무것도 안 하거나 등의 활동을 한다.
책을 보거나 글을 쓰는 활동은 철저하게 집 외부에서 이루어지는 데,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선호하는 공간은 카페이다.
내가 좋아하는 카페 조건이 몇 가지 있다.
1. 맛있는 차를 팔아야 한다.
2. 집에서 멀지 않아야 한다.
3. 너무 시끄럽지는 않았으면 한다.
4. 나무 테이블, 너무 밝지 않은 조명 등 뭔지 모를 편안함이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나만의 표현으로 힙-한 카페)
사실 3번 조건은 이어폰을 활용하면 어느 정도의 소음은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1,2, 4번의 조건을 자주 따지는 편이다. 그렇다 보니 제일 만만한 건 역시 스타벅스인데, 나무 테이블도 있거니와 공간도 넓고 조명도 적당해서 자주 애용하고는 했다. 하지만 역시 가격이 가격이다 보니 금전적으로 부담이 되고, 또 말하지 못할 이유로 집 주변 스타벅스에는 가지 못하게 되었다.
마땅한 카페를 찾아 집 주변을 배회하다가 위의 조건에 아주 잘 맞는 카페를 발견했고, 요새는 퇴근 후 이곳에서 글쓰기와 책 읽기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1. UVA라는 차를 판매한다. 사실 차를 좋아한다 뿐이지 막 입이라서 고급진 홍차와 그렇지 않은 홍차를 구별하지 못한다. 그냥 내 입맛에 맞는 차가 곧 맛있는 차인데 이곳에서 판매하는 우바 티는 너무 쓰지도 않고 적당히 향이 나면서 기분 좋게 마실 수 있다. 게다가 뜨거운 물을 한번 더 받아서 우려먹으면 두 번이나 마실 수 있어 더욱더 좋다.
2. 집에서 5분 거리면 올 수 있다. 집에서 조금 거리가 있는 카페라면, 이동시간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집에서 몹시 가까운 카페는 마감시간 30분 전에 나오더라도 5분 후면 집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마감 전 카페 사장님에게 배려를 해줄 수도 있고, 나도 알차게 즐길 수 있다.
3. 가끔 시끄럽긴 하지만, 일단 카페 분위기 자체가 차분한 듯 묘하다(약간의 재즈 감도?). 이 부분이 조금 걸리는 부분인데, 간혹 동네 어르신들께서 우르르- 몰려오셔서 담소를 나누시고는 한다. 하지만 카페는 원래 그런 공간이니 그럴 때면 나는 이어폰을 꽂고 책을 보거나, 글을 쓴다.
4. 나무 테이블, 노란 조명, 뭔지 모를 인테리어의 힘이 있다. 이 카페는 입구에 들어서면 긴- 테이블의 오픈형 키친이 있고, 나머지 공간은 아주 넓게 고객에게 제공되어 있다. 벽면에는 나오는 노래의 뮤비가 틀어지고 있고, 한 공간에는 아기자기한 기념품도 놓여 있다.
일단 공간이 넓다 보니 눈치 보지 않고 짐을 펼쳐놓을 수 있다. 게다가 책을 보거나 글을 쓰다가 심심할 때면 뮤비를 잠깐 감상할 수도 있고, 화장실에 다녀오는 길에 아기자기한 스노볼, 미니어처 술병 등을 구경할 수도 있다.
5. 사장님/아르바이트생이 친절하다. 통상 음료를 주문하면 벨이 울리고 가지러 가기 마련인데, 이곳은 직접 음료를 가져다준다. 게다가 들어오면 시원하게 인사도 한번 해주시고, 늘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더욱더 자주 오게 된다.
이 공간이 뮤즈처럼 어떤 영감을 주지는 않지만, 도리어 나를 잘 생각하기에는 너무나도 편안해서 참 좋다. 부디 나만의 글감 친구, 그리고 글감 공간이 오랫동안 머물러 있을 수 있기를.. :)
오늘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만의 글감 친구를 찾아 즐-글 하실 수 있기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 하노마 드림.
* Main Photo by Tomas Jasovsky on Unsplash
P.S 오늘 처음으로 시켜본 티라미슈가 너무 맛있어서, 이 카페에 대해 담아내 보고 싶어 졌습니다. ㅎㅎ 달달함의 힘이란..! XD (그 어떤 상업적 목적도 없고, 제가 혼자 멋대로 쓰는 글이니 오해하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