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수집잡화점 송년파티 후기
지난 12월 5일, 경험수집잡화점의 일 년에 딱 한번 있는 오프라인 모임! 송년파티에 다녀왔다. 피터님을 만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경험수집잡화점을 이용하는 다른 손님분들과 직접 만나고 얘기할 수 있는 아주 뜻깊은 자리였다.
행사는 7시부터 진행되었는데, 나는 그날 봉사를 다녀와서 조금 일찍 온 덕에 열심히 그리고 분주하게 준비하고 계신 루시, 조이 GK와 피터님, 그리고 까미엄마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양한 소품들부터 시작해서 음식, 맥주, 그리고 상품(!)까지 이 많은 짐을 들고 와서 직접 세팅을 고민하고 테스트하셨을 모습이 그려져서 얼마나 열심히 준비하셨는 지를 느낄 수 있었다.(일찍 와서 할 일도 없거니와, 손이 조금 모자라 보여서 풍선불기를 도와드렸는데 아쉽게도 내가 해먹은 풍선이 3..? 4..? 개 정도는 된다.. 이 자릴 빌려 죄송하다는 말을...)
경험수집잡화점 손님들에 대한 궁금증
평소 경험수집잡화점 손님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글 혹은 글씨(필사)로만 접하다 보니 '이런 글을 담아내신 분은 누구일까?, 이렇게 정갈한 글씨를 쓰는 분은 누구일까?' 하는 궁금증이 많았다. 그래서 송년파티 알림이 오자마자! 바로 신청했었다. 글씨로, 대화로 이미 친해진 다른 손님들을 만나고 얘기를 나눌 수 있다는 생각에 몹시 들떴었다.
재미와 힐링이 함께했던 경험수집잡화점 송년파티의 코스요리
<경험수집잡화점에 대한 소개 - Kahoot을 활용한 퀴즈-자기소개-그리고 메시지 카드를 활용한 '대화의 만찬'-경품 추첨>까지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파티의 코스요리를 즐겼다. Kahoot을 활용한 퀴즈에서는 경험수집잡화점에 대한 퀴즈가 이어졌는데, 속도전으로 이뤄지는 행사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기쁨의 환호와 아쉬운 탄식이 이어졌다. 퀴즈 이후에는 아주 1분짜리 자기소개를 진행했는데, 평소 이런 모임을 못 나오셨는데 아주 큰맘 먹고 도전하신 분들부터 배우자의 손에 이끌려 오신 분들까지 반가운 분들의 자기소개가 이어졌다.
필사, 1주일 글쓰기, 인생대박 모임 등에서 닉네임으로만 만나뵀었던 분들의 자기소개가 이어질 때마다 무척이나 반가웠다 :)
최후의 만찬 대신 대화의 만찬
이전까지의 퀴즈와 자기소개가 송년파티 코스요리의 애피타이저였다면, "대화의 만찬"시간은 메인 요리였다. 특정 주제와 그와 관련된 질문을 하나 고른 후, 질문에 대해 테이블에 있는 다른 손님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는 행사였다(조이님의 재미난 진행은 덤!). 첫 테이블에서는 글쓰기 모임 문우분들과 함께했다. 가가가가님, 볼리님, 쩡님과 함께 , '여행의 의미와 떠나는 이유', '내가 그리는 성공의 모습', '결혼 후의 모습'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중에서도 볼리님의 여행 방식이 아주 기억에 남는다. 가고 싶은 숙소를 먼저 정하고 여행을 떠난다고 하셨는데 그 방식이 아주 맘에 들고 여행의 목적이 뚜렷해 보여서 나도 언젠가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불어 아주 이쁜 숙소를 소개해주는 '스테이 폴리오'라는 곳도 알려주셨다.
다음 테이블에서는 조이님, 팝씨님, 훈이님, 까미엄마님과 대화를 나눴다. 이 테이블에서 고민도 없이 한 카드를 집어 들었는데 문득 기억(혹은 추억)들을 떠오르게 해주는 카드였고 또 그런 얘기를 잘 들어주시는 테이블분들께 너무나도 감사했다. 여기 테이블에서 기억에 남는 대화는 역시나 속죄의 마음으로 고양이 봉사를 하시는 까미엄마님의 얘기였다. 처음에는 "좋은 일 하시네요!"라고 말을 하려다가..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는 "꼭 모든 것을 씻어낼 수 있는 속죄 하시길.."이라고 말씀드렸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또 왜 그런 일을 하는지는 이야기를 나눠봐야만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쉽사리 남을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생각과 함께..
마지막 테이블에서는 "일"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당신은 어떤 동료인가요?"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누다가, 우리 테이블은 질문지를 보고 답하는 걸 떠나 모두의 마음 속에 든 이야기를 정말 진솔하게 했다. 특히 그날도 "일은 책임지고 마친다."라는 일념으로 일을 다 마치고 늦게 오신 쪙님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나도 나름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지만, 아무래도 이 세상 혹은 조직이 잘 굴러가는 건 '이렇게 맡은 바 책임을 다해 주시는 감사하신 분들 덕분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문득 나는 정말 내 일에 책임을 지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최고의 디저트는 모름지기 경품!
대부분의 행사가 마무리되고 경품 추첨이 이어졌다. 가장 멀리서 오신 분부터 시작해서, 가장 먼저 오신 분까지 돌잔치를 방불케 하는 재밌는 진행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경품 추첨이 진행될 수 있었다. 나는 운 좋게도 파티에서 가장 많은 모임을 참여하고 있는 사람으로 뽑혀서(사실 2번째) 상품을 받을 수 있었다. 마침 비타민이 다 떨어져서 사야 됐었는데 경품으로 비타민을 받아서 아주 잘 활용하고 있다. :)
경품추첨 이후에는 나에게 쓰는 메세지를 적었는데, 나는 늘 나에게 해주고 있는 말이지만 우울할때면 꼭 한번 더 해주고 싶은 "충분히 잘 살아가고 있다"라는 말을 적었고, 지금은 방 한켠에 잘 모셔두었다 :)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인연은 사진으로 남겨야 한다.
호랑이가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면, 역시 사람 간의 인연 그리고 그 행복한 순간은 사진으로 남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주 긴~ 셀카봉을 활용해 셀카를 담아주신 조이님 덕분에 다양한 포즈로(여러 컷을 찍는 줄 알았다면 보다 확실하게 했을 텐데...)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그리고 루시 님이 카메라를 들고 고생하시며 남겨주신 이쁜 사진들 덕분에 그 순간을 다시 되새길 수 있어 아주 좋았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눈다는 건, 그 사람의 삶을 듣는다는 것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그들이 살아온 삶, 그리고 생각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나와 다른 삶을 살아온 이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살아온 이들의 얘기를 들으며 배운 것도 생각한 것도 정말 많은 뜻깊은 시간이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어떤 사람인가?' 하는 고민을 하기도 했고 '나는 어쩌면 내가 맞는 방식이라고만 고집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살아온 이들과의 대화는 언제나 나를 풍족하게 그리고 보다 성장할 수 있게 해 주어 참 좋다 :)
전혀 고민 없이 신청한 행사였지만, 막상 가려니 두려운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두려운 마음에 혹시라도 취소했더라면 너무나 아쉬웠을 아주 뜻깊은 행사였다. 다시 한번 이 글을 빌어 준비하시며 고생하신 피터님과, 루시, 조이 GK님, 그리고 함께 참석해주신 잡화점 손님분들께 감사인사를 드린다.
너무나도 소중한 인연이었고, 다음에 또 만날 수 있기를 :)
오늘도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하노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