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에서의 성숙
성숙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은 끊임없이 변화하겠다는 의지와도 같다. 하지만 우리는 로봇이 아니다. 매 순간 일정하게 입력한 값을 따라 출력이 나오지는 않는다. 때로 내가 결심한 무언가를 지체하게 되거나 중도 포기를 하는 경우도 생기고, 심지어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들어도 마음이 반응하지 않고 냉랭하며, 조금도 변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그런 시기를 보낼 때가 있다. 바로 그런 때, 성장에 대한 욕구, 변화에 대한 의지가 바닥나 있는 상태, 그것이 바로 ‘무기력’이다.
무기력이 찾아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외부적 요인은 차치하고 내부적 요인을 살펴보면, 거기에는 반복적으로 변화에 대한 지연, 저항 내지는 회피가 있을 수 있다. 변화의 필요성을 분명히 느꼈음에도 변화에 수반되어야 할 고통 때문에 머뭇거리는 것이다. 이 머뭇거림이 길어지고 반복되면, 결국 변화를 거부하게 된다.
숲 속에 나 있는 오솔길을 떠올려 보자. 처음 그 길을 지나갈 때는 크게 흔적이 남지 않지만, 반복해서 그 길을 다니면 어떻게 되는가? 가지가 꺾이고 풀이 뽑히며 없던 길이 생기게 된다. 마찬가지로 변화의 고통으로 머뭇거리며 ‘아 나중에 할래, 그때는 꼭 할 거야’라는 생각은 점점 강화되어서 마치 길을 내듯 실제로 우리 뇌가 작동하는 하나의 경로로 굳어진다.
변화에 뛰어들어 경험하는 고통 대신 편안함이라는 보상에 점점 강화되어서 그것이 하나의 행동양식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그렇게 반복적으로 형성된 뇌의 경로, 이것이 바로 습관이다. 습관은 의식적 선택보다 더 강한 힘으로 우리를 행동으로 이끌고, 웬만해서는 그 경로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즉각적인 행동을 피하는 경로에 익숙해지면, 성숙에 대한 자극, 마음에 울림이 있는 메시지가 있어도 잘 반응하지 않게 된다. 과거에는 ‘나중에 해야지’ 정도라도 생각했다면, 이제는 ‘어차피 안 할 건데’로 굳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어떤 메시지에도 크게 기대감을 가지지 않게 되고, 성숙의 자극과는 점점 거리를 두는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이런 무기력의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행동, 마음의 울림이 있을 때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마음의 울림을 따라 결심하고, 결단하고, 결행함으로써 삶의 변화로 이어지는 것이 바로 성숙함이다.
서두에 말한 것처럼 우리가 로봇이 아니기에 매번 이러한 선택을 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반복적인 성숙에 대한 자극은 오히려 무기력을 낳을 수 있음을 기억하고 아주 작은 걸음이라도 구체적인 변화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성숙이라는 것이 단순히 말과 글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 삶으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성숙해지는 것을 원하지만, 누구나 즉각적으로 행동하지는 않는다. 생각해 보자. 지금 나는 어떤 성숙의 자극을 받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성숙의 자극에 따라 얼마나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