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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 쓰는 나그네 Jun 07. 2018

아픔이 길이 되려면

정의로운 건강을 찾아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 <김승섭>

저자 김승섭 교수는 "갈등을 대하는 자세가 그 사회의 실력"이라는 화두를 던져 주었다. 우리 사회는 외적으로 엄청난 평창과 성장을 이루었지만 내적으로는 차별과 불평등으로 인해 피폐해지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더 낮은 곳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각각의 사건들이나 주된 이슈들을 통해 사건에만 집중해서는 그 안에 담긴 근원적 문제를 찾을 수 없음을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사회적 부조리에 말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을 세상 속으로 끌어들인다. 차별이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왜? 차별을 겪을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일반적인 접근법인 원인과 결과에 집중하지 않고, 원인 속에 숨겨진 원인을 찾기 위한 과정들을 우리에게 말해 주고 있다.


저자는 『아픔이 길이 되려면』을 첫 출간한 이후, 『보이지 않는 고통』, 『오롯한 당신』등 노동자와 사회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담기 위한 과정들을 책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사회적 차별과 약자에 대한 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의 문제임을 저자는 대중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의 전공인 사회역학은 생소한 학문이다. 책을 읽으며 어렴풋이 사회역학에 대해 배우고 알게 되었다. 사회역학은...

사회적 차별과 고립과 고용불안이 인간의 몸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가설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질병의 원인을 찾고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바꿔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찾는 학문이다.

보이는 질병 넘어 더 깊숙한 곳에 감춰진 근본적 원인이 사회구조의 문제인지를 찾아내고 해결해서 근원을 고치기 위한 학문이다.


'같은 응답, 다른 의미'처럼 질문만 바꿔도 사회적 편견 때문에 드러내지 못했던 그들의 이야기 아니 우리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래서 문제의 근원적 본질을 끄집어내기 위해 사회역학이라는 생소한 학문으로 개인에게 치부된 문제를 사회적 이슈거리들로 드러내고 있다. 꽁꽁 감추면 문제는 더 깊게 숨겨질 뿐이다. 그 숨겨진 것을 들추는 학문이 사회 역학인 것 같다.


미국의 로세토 마을의 심장병 사망률의 변화를 보면서 공동체의 삶과 개인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로세토 마을은 공동체의 삶보다 개인의 삶을 우선시하며 무너졌다는 연구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의 삶이 올바른 우리의 미래일까?라는 고민을 하게 만든다.  


가난은 인간의 몸을 변화시키고 그 변화는 우리 몸에 고스란히 새겨진다. 의학의 발전은 해부학의 본격적 시작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름 없는 가난한 이들의 몸의 역사를 통해 근현대 과학이 발전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누군가의 희생의 과정이 있었기에 우리가 이 자리에서 웃고 있는 것일 게다. 그 희생의 숭고함을 모른 채 '내로 남불'에 갇혀서 정의로운 삶과 정의로운 생각을 잊어가는 것 아닌지 마음이 괜히 불편하다.


"쏟아지는 비를 멈추게 할 수 없다면, 함께 그 비를 맞아야 한다"는 저자의 글귀가 마음을 울린다.^^


웃어라! 그러면 세상도 함께 웃어줄 것이다.
울어라! 그러면 너 혼자 울게 되리라!
<윌콕스의 시 - 고독>


<요약정리>


1) 임산부가 충분한 영양 섭취를 못할 때 태아 입장에서는 생명체로써 선택해야 한다. 한정된 영양분으로 살아남기 위해서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지?

→태아는 필수적인 뇌에 영양분을 공급하, 췌장과 같은 기관은 영양분을 적게 공급한다. 이것이 나중에 당뇨병의 원인이 된다.


2)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 맺고 수많은 경험을 통해서 상처를 입게 된다. 그 상처들이 우리의 몸속에 남겨줘 병이 되기도 한다.


3) 감염병의 원인이 '세균'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이 140년 전이다. 1876년 로베르트 코흐가 '탄저균'을 확인한 게 그 시작이다.


4) IMF 구조조정 프로그램 참여 여부 즉, 권고사항을 국가가 얼마나 따랐느냐에 따라 결핵 사망률이 달라졌다.(동구권 국가의 예)

→ 구조조정 이행 과정에서 공공의료 시스템과 사회안전망 투자비용이 감소된 원인이다. 질병은 현상만을 볼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사회학적 모순들, 환경들, 공동체의 역할들을 드러다 보아야 한다. 원인의 원인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5) 기록되지 않는 역사는 기억되지 않는다. 그리고 기억되지 않은 참사는 반복되기 마련이다.


6) 제인 엘리엇의 실험인 "차별을 몸으로 겪으면"을 보면 어려서부터 사회 공동체 안에서 타인의 아픔과 시련 그리고 다름을 배워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7)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더 안전해질까? 개인에게 책임을 넘기는 것이 아닐까? 사회적 책임을 국가가 가져야만 한다.


8) 유럽연합은 2007.6.1 화학물질에 대한 새로운 규제인 'REACH'실시했다. 독립 정보가 없는 화학물질의 사용 및 판매를 금지하고, 독성 확인을 위한 비용을 세금이 아닌 화학물질 사용으로 이득을 보는 기업이 지불케 하는 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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