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디자인하다 - 002
딸이 돌아왔다.
설렘 반 기대 반으로 출발한, 2박 3일간의 부산여행에서 돌아왔다. 해운대, 광안리, 자갈치, 깡통시장, 감천문화마을, 서면... 등 부산 곳곳을 둘러봤다고 한다. 여행경비는 스스로 마련했다. 이모에게 받은 졸업 축하금과 용돈, 알바를 통해서 번 돈으로 충당했다. 부모의 도움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도전이 필요할 때이다. 이젠 딸의 인생도 큰 전환점을 맞이 했다. 술집 출입도 자유롭고 선거권도 부여되면서 성인으로 인정받는 나이이다. 제일 먼저 한 것이 운전면허 시험이다. 실기에서 떨어졌지만 운전대를 향한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떨어질 때마다 아빠의 통장 잔고는 줄어들겠지만...,
헬렌 켈러는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인생은 볼 수 있으되 비전이 없는 사람이다"라고 했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눈으로 보는 세상이 아니라 경험하지 못한 다른 세상, 생각의 범위를 벗어난 또 다른 세상을 만났기를 바란다.
보이는 것만 쫒다 보면 '문턱 증후군'에 걸려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 문턱만 넘어서면 뭔가 인생이 달라질 것 같은데, 단순히 보기만 해서는 달라질 것이 없다. 눈에 들어온 것을 가슴에 담아야 한다.
따듯한 열망을 담고,
불의에 맞설 용기를 담고,
꿈을 향한 비전을 담아
힘차게 도전할 때
문턱 증후군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
딸도 끊어가는 삶이 필요했던 것 같다. 대학생이라는 새로운 세상에 맞서기 위한 몸풀기이고 준비과정이다.
우리 인생도 살아있는 한 계속 이어진다. 이어짐의 내면은 불안하다. 한 계단 넘어설 때마다 불안한 이어짐이 계속된다. 아직 덜 여물고 덜 성숙한 자아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만난다. 이해의 충돌과 자아의 충돌로 사람과 세상에 맞서게 된다. 익숙한 자신의 세계를 벗어던져야 참된 자신만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그러니 이어가려 애쓰지 말고 단칼에 끊어내는 삶이 필요하다.
끊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 용기는 낯선 세계와의 만남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에서 자라난다. 똑같은 삶의 방식에서 새로운 세상을 꿈꿀 수 없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 용기도 낯선 경험과 지식을 통해서 자라난다. 오늘 아침이 어제의 아침과 다르듯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내가 아니다. 스스로에게 나는 매일 새롭게 태어난다고 심어 주어야 한다.
삶을 바꿀 방법은 없을지도 모르지만 자신을 바꿀 수는 있다.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노력을 통해 미래를 바꿀 수는 있다. '불만이 불만을 고통이 고통을 낳는' 이 악순환에서 벗어난다면 인생은 더욱 새로워질 것이다. <하버드 인생특강 - 마이클 샌들 외>
자신을 바꾸고 매일 새롭게 태어난다면, 인생은 건축이 된다. 피라미드, 피사의 사탑, 오페라 하우스 처럼 신비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건축물로 삶이 새로워질 것이다.
그 인생 건축물의 설계자가 되어 보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