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성장통

(따쭌) 글을 디자인하다 - 013

by 글 쓰는 나그네
글을 디자인하다 - 013

아픔 중에 가장 큰 아픔은,
아픈데도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 김난도]


"아프다는 것을 굳이 말로 해야 하나?"

"그냥 보면 알지 않을까?"

"나약해 보이잖아?"

"말해야 알아듣는다는 것도 우습지 않니?"


[어른의 성장통]

인간에게 가장 큰 고통 중 하나가 말하지 못하는 고통이다. 달리 말하면,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다. 내 마음은, 내 아픔은 그리고 내 고민은 절박한데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한다. 에둘려 표현하려고 해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사회적 편견과 멸시와 무시에 대응할 용기 또한 갖고 있지 않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데 그 의지할 대상이 없다는 큰 자괴감이음을약하게 만든다. 이럴 때면 오래된 벗이 그리워진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고 이해해 줄 옛 친구들이 가슴으로 살포시 들어온다. 그 친구들이 사무치게 그리워질 때 어른의 모습으로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가끔은 지독하게 외로워져야 한다. 그 외로움 속에서 헤매다 보면 알게 된다.

나의 아픈 곳이 어디인지!
내가 무엇에 흔들리고 있는 것인지!

아픈 곳을 알고 흔들리는 이유를 알게 된다면, 그 아픔을 붙잡고 흔들며 고독의 골짜기를 벗어나게 될 모른다. 이제는 점점 더하는 것보다는 덜어내는 것에 더 많은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어야 한다. 하지만 덜어내는 삶에는 분명한 아픔이 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내려놓고 포기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다. 그래야 채워질 빈 공간이 생긴다. 덜어내고 더하고, 비우고 채우고의 과정이 있을 때 삶의 여정이 향기로 채워질 수 있다. 아픔이 향기로 승화될 때 말하지 못하는 고통에서 자유해진다.


[어린아이의 자유함]

이 자유의 대표적인 것이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함이다. 가끔은 어린아이의 삶이 마냥 부럽다. 아프면 아프다고 울고, 배고프면 배고프다고 칭얼대면 해결사가 딱 하고 등장한다. 해결하고 들어줄 대상이 있다는 것이 부럽다. 누군가를 의지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부모가 되어서도 잘 몰랐다. 그런데 아이가 아프고 성장통을 겪으면서 부모라는 존재가 든든한 버팀목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이렇게 알아간다는 것은 사람의 도리를 깨우치는 과정이다. 아이가 어른이 되고, 의지하려는 마음이 의지할 대상으로 바뀔 때 나무가 아니라 숲을 가슴에 품게 된다. 그래서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아이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간직할 때 자유함을 얻을 수 있다. 이 자유함은 세상의 때에서 자유해진다는 의미이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함, 순결함을 가질 때 말하지 않아도 내가 가진 아픔이 전해지게 된다.


어른이 된다는 것에는 분명히 그만한 책임이 따른다.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 청년의 패기와 용기를 잃어버리고 사회적 규범과 체면 속으로 숨어 버린다. 점점 나를 지키고 말을 숨기는 기득권층이 되어 가고 만다. 해야 할 말을 안 하고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지 못하고 사회의 아픔도 감추어 버린다. 드러내기보다는 숨기고 방관하며 자신의 감정을 억지로 감추려는 것이 어른이 되어가는 폐해가 아닐까?


[꿈을 가진 어른]

언젠가 딸아이가 이런 말을 했다.

"엄마. 나이 드신 어른들이 귀여워 보이는 비결이 뭔 줄 알아?"

"호기심이야!"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보이면 눈이 저절로 빛이 나고 표정이 귀여워진다!

『이제는 정말 나를 위해서만』 -유인경-


호기심이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호기심이라는 돌덩어리 하나가 해부학의 역사를 보는 것에서 관찰하고 확인하는 형태로 바꾸었듯 대부분 역사의 전환점은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질문에서 호기심이 살아나고 그 호기심이 젊음을 지키는 비결이 된다. 법률 스님은 "젊을 때 시간이 빨리 가고 나이 들면 시간이 늦게 가는 이유는 호기심의 유무"라고 했다. 궁금한 것이 많으면 그것을 알기 위한 노력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노력이 삶의 길을 부유하고 바쁘게 만든다. 터무니없이 던진 호기심의 돌 덩어리 하나가 잠잠한 호수에 바람이 불고 세찬 파도를 치게 만든다. 그 파도가 세상에 성장통을 선물한다. 그리고 세상도 진보하게 만든다.


성장에는 언제나 성장통이 있다. 아이가 무릎에 통증이 있다며 병원에 가니 성장통이라고 한다. 그러면 아파도 스스로가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기대심리가 있고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어른도 마찬가지다. 순수함과 철없음을 간직한 어른을 "꿈을 가진 어른들"이라고 유시민 작가는 표현했다. 이렇게 꿈을 가진 어른들은 늙지 않고 철 없어진다. 그 철없음이 호수에 바람을 일으키듯 세상을 변화시키는 바람을 일으키게 된다.


나이 들면 표현에 서투르다.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감추는 것에 익숙해진다. 순수하고 철없는 아이들의 순박한 표현이 필요하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은 어린아이들에게서 다시 배워야 한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고,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
자신 있게 감정표현
할 수 있는 어른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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