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쭌) 글을 디자인하다 - 011
글을 디자인하다 - 011
'내가 보는 세상'과 '네가 보는 세상'은 다르다.
우리는 저마다 다르게 관계 맺기를 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는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
[글쓰기 스터디 1 - 김주수>
눈과 마음이 다르다.
똑같은 것을 보면서 다르게 인식하는 것을 예전엔 이해하지 못했다. 내겐 당연한데 상대에겐 당연하지 않다는 것에 혼란을 겪었다. 저 사람은 왜? 저런 생각을 할까? 도대체 머릿속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라는 이해 못할 궁금증만 가득했었다. 눈으로 보는 세상과 마음으로 느끼는 세상이 다르다. 이런 경우를 '동상이몽(同床異夢)'이라고 한다. 같은 상상을 하지만 다른 꿈을 꾸고 있는 상황이다. 내가 보는 세상과 네가 보는 세상이 다르기에 꿈도 달라진다.
아내와 남편이 다르다.
세상을 변화시킨 것 중 가장 대표적인 도구가 세탁기라고 한다.
"세탁기가 인터넷보다 세상을 더 많이 변화시킨 기술이라고 합니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장하준>
지겨운 세탁 노동에서 해방되어 여성의 사회 참여가 확대되었다고 한다. 일견 이해와 공감이 간다. 남편(남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왜? 세탁기가 세상을 변화시킨 도구란 말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되지만, 아내의 입장에서 보면 엄청난 변화와 자유를 준 사건이다. 사람들은 내가 하는 일이 더 힘들고 어렵다고 여긴다. 아내가 보는 세상과 남편이 보는 세상이 달라서야 행복한 부부생활을 할 수 있겠는가? 같은 공간에 살면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하지 않도록 잘 듣는 경청의 자세가 부부관계의 출발점이다.
말과 글이 다르다.
똑같이 듣고 보는데, 어쩐 일인지 말과 글은 달리 표현된다. 말은 쉽게 내뱉지만 글은 쉽게 쓰이지 않는다. 글을 쓰려면 생각이라는 것을 한다. 즉흥적으로 쉽게 내뱉는 말과 생각하며 쓰는 글에는 그려지는 세상이 다르다. 중국 철학자인 장자는 세상에서 참된 말을 찾기 어려운 것은 말이 화려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알곡보다 겉에 포장된 쭉정이만 더 신경 쓰기에 말에서 신뢰를 찾기가 힘들어지는 것이다. 화려함보다는 진실된 말, 화려함보다는 간결한 글이 마음을 더 움직이게 만든다. 진실과 간결함은 아름다움과도 통한다. 말과 글이 화려하기보다는 나와 너를 포용하는 아름다움으로 포장되었으면 좋겠다.
[생각의 지도]라는 책에서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을 대비해 놓은 대목들이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세상을 통제하려는 사람(서양)과 세상에 적응하려는 사람(동양)"으로 동서양의 차이점을 구분했다. 자연도 극복의 대상이라며 한쪽은 자신의 발 밑에 두고 통제하려고 하고, 또 다른 한쪽은 그 자연에 순응하며 적응하려고 한다. 자연을 굴복시키고 싶은 사람과 자연과 친구가 되고 싶은 사람은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이 틀릴 수밖에 없다. 똑같은 것을 보면서 다른 세상을 꿈꾸는 것이 동서양의 생각의 차이다.
다름을 이겨내는 길
이렇게 다르게 보는 이유는 뭘까? 아마 이타심(利他心)이 아니라 이기심(利己心)에서 출발한 욕심 때문 일 것이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이기에 똑같은 것을 보고 다르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그래야 하는 것들도 많다. 다양한 생각이 다양한 색깔로 덧입혀질 때 창의적 발상의 전환이 가능하다. 그러기에 다름을 받아들이는 자세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지만, 달라야 하지만 달라지지 말아야 할 것은 분명히 있다.
"Everything changes but Nothing changes."
(모든 것은 변하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여덟 단어 - 박웅현]
원리도 변하고 원칙도 변한다. 하물며 진리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한다. 세상의 모든 것이 변하지만 불변이라고 굳이 말한다면 '변한다는 그 자체'일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아야 하고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그 현상에 대한 '본질'이다. 그 사물 그 현상에 대한 이해가 곁들여진 생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본래의 성질인 본질은 잊지 않아야 한다.
다름을 이겨내는 길은 '본질'을 제대로 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내 생각의 때가 묻어 있는 것이 아니라 순수함 그 자체로 들여다보아야 보인다. 본질을 제대로 보게 될 때, 같이 공감할 수 있다. 같이 공감한다면, 혹여 내가 보는 세상과 네가 보는 세상이 다르더라도 보여지는 것에만 메이지 않게 된다.
다른 세상이 같은 방향으로 만나게 될 때
그 다름이 새로운 길로 인도하여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