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쭌) 글을 디자인하다 - 018
글을 디자인하다 - 018
자연이 아름다운 이유는
아름답게 변해서가 아니라
단지 변하기 때문이다.
[백남준]
[자연의 삶]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마음은 변치 않는다. '아름답다'는 순수 우리말이 뷰티풀(Beautiful)이라는 단어와 만나 더 화려해졌다. 단어가 다르듯, 동서양은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시각도 틀리다. 동양은 '원'에 가깝고 서양은 '선'에 가깝다. 동양 미인은 둥글둥글하고 서양 미인은 선이 살아있어야 한다. 지금은 점점 원은 사라지고 선의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서양 미인의 시대이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아름다움의 단면만 쳐다보고 있다. 오감에 마음 감각이 더해져야 하는데 오로지 시각 하나에만 초점을 가두고 있다. 눈에 보여야 믿고, 눈에 잡혀야 진실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우리에게 주어진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고 단적인 화려함만 쫒고 있다.
봄꽃들의 기지개 켜는 소리,
여름 들판의 한적한 풍요,
늦가을 열매를 떨구고 난 삭막한 아쉬움,
그리고 한겨울 눈 속에서 만나는 복수초의 끈질긴 생명력을...
화려함이 아니라 주어진 계절의 한계를 이겨낸,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주목해야 한다'. 사계절은, 자연이 아름답게 변해서가 아니라 변하는 그 자체가 아름다울 뿐이다. 자연에게는 보호해 줄 온실이 없다. 역설적으로 온실 속에 갇혀 있지 않기에 더 크고 아름다워질 수 있다. 이들은 시간의 흐름에 순응할 줄 안다. 새로운 계절이 올 것이라는 흐름에 스스로를 내 맡기는 믿음이 있기에 내가 가진 것을 스스럼없이 내려놓는다. 그래서 더 아름다워진다.
[세상의 삶]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게 마련인데, 지금은 궁해도 변하지 아니하고, 무슨 까닭인지 나는 알지 못하겠다" <율곡의 경연 일기 중>
하지만 우리가 사는 삶은 억지로 변하게 만들려고 강제적인 수단을 사용한다. 궁하게 만들기도 하고 위험에 노출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궁하면 변해야 하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이제는 궁해도 위험해도 변하지 않는다. 내가 변하려고 하지 않고 상대를 변하게 만들기 위한 끊임없는 방법만을 찾고 있다. 자연스럽게 나를 내어놓는 희생과 헌신의 자세는 옅어지고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만 높이는 혁신가만 늘어나는 꼴이다.
[정치의 삶]
지금의 대한민국도 마찬가지이다. 정치인과 권력자에게는 자연스러움이 없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아름다움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다. 시대의 정신에 스스로 부응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신이 그렇게 사랑한다던 대한민국을 양분하고 분열시키는 모습에 한탄을 금할 수밖에 없다. 자신만의 틀에 갇혀 불평만 늘어놓는 자리가 그들의 자리가 아닐진대, 국가를 사랑하고 시민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책임지는 것이 올바른 정치인의 모습이다. 그런 정치인들이 많이 늘어나서 존경하게 되는 세상이 도래하기를 바란다.
세상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과
자연스러움에 순응하는 것이
아름다움의 출발점임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