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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 쓰는 나그네 Jul 06. 2019

워싱턴에서는 한국이 보이지 않는다

21세기 새로운 국가 대전략 [최중경]

저자는 재정경제부, 기획재정부를 그쳐 대통령 경제수석 비서관,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역임했다. 이 글은 헤리티지 재단 방문연구 위원으로 워싱턴에 머무르며 파악한 대한민국의 현주소에 대한 기록들이라고 한다.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한민국의 외교, 한미/한중/한일 관계, 통일과 미국에 대한 철저한 공부를 제안하고 있다. 향후를 위한 변화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국 대전략(Grand Strategy)의 사례 제시를 통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마지막 장 "RESET"을 통해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고 강대국의 거래 칩이 되지 않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고 다시 강조한다. 그러기에 맺음말에서 1987년에 머물러 있는 국가 지배구조의 틀을 벗어나 새운 개편이 필요함을 역설하며 마무리하고 있다.


[실리 외교]

특히 외교 부문에서 실리를 추구하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상대방을 감동시키는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감성 외교도 중요한 외교 수단이지만 그 부분을 우리가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역설한다. 권력자와 언론 플레이를 위한 외교에 치중하는 모습을 안타깝게 보며 차라리 그 부분을 놓치더라도 실리 외교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의 배신]

"한국은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플레이어인가, 칩인가?" 라며 직설적인 질문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자신이 보기에 대한민국은 미국의 칩처럼 보인다며, 미국이 수 차례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한반도 운명을 놓고 협상의 대상으로 삼았기에 그렇게 본다고 한다. 저자가 말하는 협상의 사례는, 첫 번째로 1905년 가쓰라-데프트 밀약에 의해 미국은 필리핀을 차지하고 일본에 한반도를 넘긴 협약이다. 이를 계기로 1910년 강제적 한일합방으로 식민지가 되는 토대가 되었다. 두 번째는 1945년 크림 반도의 얄타에서 맺은 회담으로 남북한을 38선을 경계로 강제 분단시킨 회담이다. 세 번째는 1950년 애치슨 라인 설정이다. 이는 태평양 방어선에서 대한민국을 제외하여 북한에게 남침의 기회를 제공다. 이 세 번의 정치적 타협 과정에서 플레이어가 아닌 칩으로 인식했다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가진 것은..]

한비자는 '위대한 지도자란 옛것을 그대로 답습하거나 불변의 법칙을 찾으려는 사람이 아니라, 시대가 원하는 바를 분석하고 대비책을 세우는 사람'이라고 했다. 우리에게 닥친 현실이 이대로 머무르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70년 넘게 이어 온 분단의 현실을 박차고 이제는 제대로 된 대비책을 세울 때이다. 우리에게 없는 것에 아쉬워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아야 할 때이다. 칼집에 칼을 숨기고 그 칼을 날카롭게 갈고 있어야 한다. 등소평의 '도광양회'가 빛을 발하다, 후진타오 이후 '화평굴기'를 내세우다 미국의 공격 대상이 된 중국의 모습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저자도 아직 중국은 경제적, 군사적, 금융적 측면에서 상대가 안 된다고 말한다. 우리가 각성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항 중 하나는 지난 50년의 눈부신 경제 발전으로 대한민국이 강국이 된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그 착각부터 벗어던져야 한다. 그것이 제대로 된 외교의 출발점이라며 강조하고 강조하고 있다.


[한일 관계]

요즘 가장 이슈화되고 있는 한일관계에서 아베 노믹스에 대한 설명이 있다. 아베 노믹스의 기본은 물가 상승률이 2% 될 때까지 엔화를 무한정 찍어 공급해서 엔화 공급은 늘리고 가치는 떨구어 '엔화 가치 절하'가 목적이라고 한다. 재정확대 및 구조개혁은 구색을 맞추는 수단일 뿐이고. 결국 환율 정책을 통해 일본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최종적으로 군사 대국화를 추진하는 길이 아베 노믹스의 핵심이라 말한다. 그 환율 정책 미국 오바바 정부 때부터 동조하고 있기에 미국의 암묵적 지지를 받는 정책이고 결국 전략적 군사 요충지를 일본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기도 하다. 환율 위험국으로 우리는 엄청나게 압박하면서 일본엔 우호적인 전략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8장 국가 대전략(Grand Strategy) 편에 쇼펜하우어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모든 진실은 세 가지 과정을 거친다. 첫째, 조롱당한다. 둘째, 심한 반대에 부딪친다. 셋째, 자명한 진실로 받아들여진다" 우리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전문성과 장기적인 안목으로 환율정책을 추진하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한일 간의 감정적으로 가장 민감한 사항은 과거사의 진정한 반성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일본은 진심으로 반성을 하지 않을 것이다. 동반자적인 공생의 관계는 실익이 적다고 본다. 경쟁체제하에서 대한민국과는 정쟁의 수단으로 활용해야 자신들의 대전략(군사 대국화를 통한 아시아의 맹주) 통해 정치적, 경제적 실리를 계속 챙길 수 있다는 전략이다. 2차 세계대전 때처럼 일본 대동아공영권을 주창하며 자신들의 발아래 두기를 원할지도 모를 일이다. 한반도를 계속 자극해야 자신들의 입지가 강화된다. 언젠가는 다시 한국을 넘보겠다는 흉한 생각을 품고 있을지도...


[투 트랙]

'외교에서 누구는 나쁜 놈이고 누구는 좋은 사람이고' 식의 윤리 강연은 단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여지가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한민족의 억눌린 감정과 반성할 줄 모르는 그들이 싫지만, 투 트랙 전략도 필요한 시점이다. 개인적으로 일본은 싫지만 외교적 실익을 위해서 강대강의 전략은 위험한 수단임은 분명하다. 역사 인식과 경제/외교는 점차적으로 분리해야 할 것 같다. 속은 쓰리고 아프지만 반성할 줄 모르는 민족에게 반성만을 강요해 본 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들에게는 힘으로 맞서야 한다. 미국에 쪼아리는 그런 형태를 보면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한 모습이 그들의 진정한 모습이다. 그들에겐 강한 힘이 필요할 뿐이다. 지금은 도광양회의 칼집 같은 역할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 글을 쓰면서도 언급하고 표현하기도 싫다.


[그들만의 역사 인식]

일본과 중국이 주장하는 역사 인식의 틀을 보면, 일본은 '임나일본설' 즉, 4세기 일본이 가야, 백제에 진출하여 지배했다는 설과, 중국은 동북공정 추진을 통해 고구려가 그들의 복속 국가였고 평양도 그들의 땅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 그들에겐 땅에 대한 욕심 바구니가 가득하다. 언제 배고프고 때가 오기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국가 대전략이라는 차원에서 퍼즐을 하나씩 맞추고 있을 것이다. 유사시 이 곳은 우리 영토였다고...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의 말을 기억하자. "역사를 기억하지 못한 자, 그 역사를 다시 살게 될 것이다." 그래서 바둑의 '착안대국 착수소국'의 원칙을 잘 이해하고 행동해야 한다. 전체를 폭넓게 보고 방향을 정하되, 실행은 한 수 한 수 디테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정치부터 변해야 한다]

워싱턴에서 한국이 보이지 않는다는 저자의 말을 기분 나쁘게 들을 필요는 없다. 우리는 아픈 현실을 제대로 보고 있어야 한다. 약한 자로 강대국에 끼인 지정학적 문제로만 인식하기보다 시대가 원하는 바를 인지하고 제대로 된 전략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부터 개선해야 할 것이다. 다양한 목소리는 필요하지만, 지금 같은 구태의 정치는 눈 뜨고 코 베여가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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