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 쓰는 나그네 Jul 06. 2019

담대한 여정

판이 바뀐다, 세상이 바뀐다 <정세현>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박사를 통해 한반도의 새로운 정세 변화가 필요함을 자신을 경험을 바탕으로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세 번째 판]

저자는 우리나라가 국제 정치의 판이 바뀌는 두 차례를 감지하지 못해 기회를 상실하고 지금의 시대를 맞이했다고 한다. 첫 번째는 조선조 말(1850년 이후) 서양 문명이 동양으로 밀려들어올 때다. 일본이 신문명을 맞이하고 메이지 유신시대로 접어들었으나, 조선은 중국보다 더 수구적인 자세를 유지하 우왕좌왕하다 일본의 식민지로 전략했다. 두 번째는 해방을 맞이한 이후이다. 그때도 국제질서가 빠르게 재편되는 시기였는데 국제정세에 대한 감이 없었다. 결국 1945년 국토 분단, 1948년 이념 분단, 1950년 민족 분단까지 겪게 되며 지금의 남북 적대적 상황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세 번째의 판이 바뀌는 시기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듯, 끝까지 치닫던 북미의 관계도 다양한 채널과 만남을 통해서 '판'이 바뀌고 있다. 적대적 관계의 평행성을 걷다 북미 회담을 통해 협상의 과정에 돌입했다. 앞으로의 길이 쉬운 길이 아니고 이해타산을 따지는 주변국들의 입김도 크게 작용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미국의 북한에 대한 대전략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저자의 말처럼 판은 바뀌고 있다. 문제인 정부의 촉진자와 중재자의 역할이 어떻게 작용할지, 그 사이 우리의 위치는 어떻게 유지해야 할지 등 다양한 방향에 대한 세밀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인도적 지원]

직접 지원에 대해 논란이 너무 많기에, 구호단체를 통해 인도적 쌀 지원도 부담스러운 현실이다. 퍼주기 논란에 전투식량 또는 무기로 둔갑할 수 있다는 다양한 우려와 비판들이 있다. 이는 "세상을 현미경으로 보고 망원경으로 볼 줄 알아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가 미국을 왜 좋아하는가? 결국은 퍼줬기 때문이라는 논리에도 감정적으로 공감한다. 직접적인 무상지원은 부족했는지 모르겠지만, 간접적인 식량지원 등의 인도적 혜택은 보았기에 미국에 대한 우호적인 시선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향후 분단의 현실을 극복할 시기에 이런 지원이 감정의 골을 줄이는 데 크게 작용하리라 생각된다.


남북이 화합하고 전진해서 통일의 과정을 걷게 된다면 주변국들이 호응할지는 의문이다. 일본이 우경화를 통해 군사국가로 방향을 틀고 있는 시점에 남북의 대치관계만큼 좋은 호재는 없다. 참의원 선거를 통해 헌법을 개정하려는 그들은 그들만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끝까지 교묘한 방법으로 방해하려 할 것이다. 그런 일본의 전략에 미국도 일본의 편을 어디까지 들어줄지는 미지수이다. 그리고 호시탐탐 기웃대는 중국과 러시아의 입김 또한 만만치 않기에 '통일은 대박'이라는 전 정부의 논리에는 공감하나 그 과정까지 언제 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주한미군 주둔]

북한이 김정일 시대부터 주한미군의 주둔을 인정했다고 한다. 그 속마음 중 하나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견제 수단이라고 한다. 그들의 과다한 간섭을 벗어나고 싶은 욕구와 문제가 생기면 군사적 행동으로 북한의 영토를 침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주한미군 주둔보다 군사훈련 같은 구체적 행동을 위협으로 보고 있기에 팀스프리트 훈련 등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만약 북미 수교가 이루어진다면 주한미군이 자기들에게 필요에 따라 유리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경제발전]

김정은 정권은 경제발전을 최대의 우선 정책으로 보고 있다. 이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 종전 및 평화협정 그리고 북미 수교가 필요하다. 미국이 북한 땅에 대사관과 함께 기업체가 들어온다면 군사행동을 하기는 힘들어진다. 자신들이 투자한 기업체와 자국의 시민들이 그 땅에 있기에 전쟁에 대한 위협에서 멀어진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수교를 원하고 그 기반을 통해 베트남식 경제발전을 꿈꾸고 있다. 핵과 ICBM을 활용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이루어지면, 천연자원 매장량을 기반으로 남북경협과 철도 등의 기반시설과 경제 자유지역과 관광산업 등을 토대로 성장하려 할 것이다. 그 자금은 국제단체를 통해 저리의 외자유치와 더불어 선진국들의 직접투자, 남북 경협 그리고 일본의 식민통치 배상금 요구가 함께 이루어질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읽어야 하나]

격동하는 한반도 판에서 무엇을 읽어야 할까? 사이비 진보와 보수의 이념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를 담을 그릇을 만들어야 한다. 일본의 보수는 우경화로 가며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데 우리의 보수는 언제까지 '주적'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현재의 군사 대치 상태는 적으로 보는 것이 일견 타당하지만 이념적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생각을 받아들여야 한다. 옛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다가 올 미래에 우리의 자리는 또 누군가에게 빼앗기고 말 것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세 번째 판의 변화에서 소외되지 않고 적극적으로 쟁취하는 남북한이 되기를 바란다. 결국은 살아남아 세계를 호령하는 남북한 하나의 공동체가 되기를 희망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12가지 인생의 법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