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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 쓰는 나그네 Jul 13. 2019

인생 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 데이비드 케슬러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이며 20세기를 대표하는 정신의학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그녀의 제자 데이비드 케슬러가 공동 저자이다.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인터뷰 한 내용을 소재로 삶과 죽음대한 강의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두려움, 분노, 놀이, 용서 그리고 배움 등 다양한 단어들을 통해 깨달음을 주고 있다. 다시 한번 더 삶을 되돌아보게 되고 삶의 가치를 새롭게 정의해 보는 계기가 된다. '어떻게 살 것인가?' 에 대한 진솔한 물음도 다시 묻게 된다. 시간의 바퀴는 되돌릴 수 없지만 살아온 과정은 회상할 수 있다. 과거를 알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길이 우리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다.


삶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단어 중 하나가 두려움이다. 하지만 두려움의 실체는 없다. 단지, 우리 마음속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없던 것이 생성되고 자라나는 것이다. 저자의 삶과 인터뷰한 분들의 삶이 우리 속에 잘 녹아들어 새로운 힘을 얻게 되기를 소원한다.


[배움에 대하여]

"내가 죽지 않은 것은 삶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다." 저자 자신이 몇 년 동안 죽음의 문턱에서 느꼈던 삶의 고백이다. 죽음도 배움의 과정이다. 죽음을 포함한 상실의 과정에서 보이는 일반적인 반응은 다섯 단계로 이어진다고 한다. 첫 번째는 '부정', 두 번째는 '분노', 세 번째는 '타협', 네 번째는 '절망' 그리고 다섯 번째는 '수용'의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을 통해서 죽음을 받아들이는 훈련, 배움이 병행되는 것이다.


인생 미완성이다. 쓰다 만 편지처럼, 마침표가 찍혀 있지 않 문장처럼, 쉽게 마무리하고 끝내지 못하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 그래서 죽음의 가장 큰 교훈은 삶에서 찾아야 한다. 그 삶을 여는 문은 항상 닫히고 열린다. 앞문, 뒷문, 옆문이 막히면 하늘문을 열어야 한다. 이 사이사이의 공간과 시간은 매우 좁고 협소하다. 그 공간과 시간을 견뎌내는 것이 다음 문을 열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명심하라. 문은 항상 열려 있다.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기'에서 저자는 말한다. "아무도 당신이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려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것을 발견하는 것은 당신만의 여행이다." 삶의 외로운 여행이다. 행복해지거나, 강해지기보다 더 평화로워져야 한다. 우리는 경쟁에서 승리하는 공식을 너무 많이 익히고 배웠다. 때로는 지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인지 모른다. 지고도 이길 수 있는 삶 문을 열어야 한다.  문으로 들어가는 삶이 가장 평화로운 삶이 아닐까? 위험상황 속에서 운전대를 움켜쥐고 있는 손, 그 손이 내 삶을 대변하고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누군가 질문한다면 움켜쥐며 경직된 근육과 마음을 푸는 것이 그 질문에 대한 첫 대답이다. 움켜쥔 손을 펴는 일, 평화로운 삶의 길을 여는 빗장이 될 것이다.


[나 답게 행동하라]

"삶이 즐겁다면 죽음도 그래야 한다. 그것은 같은 주인의 손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미켈란젤로의 말이다. 시작과 끝이 하나의 궤적으로 연결된다. 우린 삶의 궤적에만 너무 치중하고 있다. 그래서 동일한 손에서 나온 죽음에 대해 배척하고 두려워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조각상이 대리석 안에 있다고 상상하면 필요 없는 부분만을 제거함으로써 원래 존재하던 조각을 찾을 수 있다. 내가 가진 장점은 무수히 많다. 다만 가면에 둘러 쌓여 있을 뿐이다. 그 가면의 거울을 벗기고 나면 다비드 상 이상의 조각품을 빚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 답게 행동하라!'는 말을 기억하자. 죽음 안에 삶을 심어 놓았을 뿐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죽음을 향해서 나아가고 있다.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잘 죽기 위해서 사는 것이다. 나 답게 행동할 때, 숨겨진 가면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본래의 모습을 되찾게 될 것이다. 죽음도 삶도 마찬가지다


[나는 누구일까?]

나는 어떤 모양이고, 몇 조각의 파이일까? 저자는 삶이란 파이와 같다고 한다. 내가 가진 파이를 한 조각씩 가족들에게 , 일에 떼어주며 자신에게는 남겨두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70대 노인의 상담을 통해 들려준다. 내가 누구인지 알면서 이 생을 마감하기에 만족하며 떠날 수 있다고 노인은 말한다. 모든 조각을 다 떼어주고 떠나는 것이 행복한 삶일까 아니면 자신을 위한 조각은 남겨두고 떠나는 삶이 행복한 삶일까? 그 파이의 개수보다 어떤 모양인지 아는 것, 즉 내가 누구인지 안다면 남겨진 파이의 개수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여섯 살 딸을 사고로 잃, 떠나보내지 못하는 엄마의 사연이 있다. 죽은 아이를 가슴에 묻기에는 너무 슬픔이 컸다. 엄마의 아픈 마음을 의사의 노력과 간호사의 헌신으로 메꾸지 못했다. 하지만 단 한 명, 사고 당시 아이를 곁에서 꼭 가슴에 안고 있던 경찰관은 달랐다. "아이가 그때 혼자가 아니었다는 것만 알아주십시오" 외롭고 슬프고 아픈 그 마지막 순간에 누군가에게서 사랑을 느꼈을 딸을 생각하니 엄마의 마음이 열렸다. 내가 하지 못한 사랑을 누군가의 가슴으로 대신했지만 그 가슴이 있어 얼마나 따듯했을까..


[감사는 메아리다]

현재의 삶에 감사할 수 없다면 앞으로의 삶에도 감사는 없을 것이다. 감사도 습관이다. 작은 일, 힘겨운 일에서 감사함을 찾아야 한다. 그냥 주어지는 것이 없듯, 감사도 그냥 뚝 떨어지지 않는다. 먼저 감사하라. 그래야 더 감사하게 될 것이다. 감사는 메아리와 같이 외쳐야 돌아오는 것임을 기억하자.


인생 수업은 우리에게 말한다. 그때 할 걸, 더 잘할 걸... 후회의 말을 남기지 말라. 누구나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 간절함을 미루지 말라. 바로 지금 하라. 이왕 할 거면 가슴 뛰게 하라. 그 한 번이 당신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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