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치기 공부에 익숙했던 나는 처음에는 매일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는 게 힘들었다. 구멍 뚫린 항아리에 물을 붓고 있는 듯한, 절대로 끝나지 않을 일을 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조한별의 <세이트존스의 고전 100권 공부법> p.30
주말이 너무 바쁘다. 장인어른 생신과 처가 가족 행사로 대구에 갔다 왔고, 회사 동료의 모친상이 있어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시간을 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글 쓸 여유가 없었다. 토요일 밤 시간을 활용하려고 태블릿도 들고 갔지만, 장인, 장모님, 이모, 이모부님과 화투 대전을 벌이다 시간을 놓쳐 버렸다. 그분들의 간절한 눈빛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 함께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에 마음을 빼앗겼다. 돈을 따고 잃고 보다 화투로 효도 한 번 할 수 있다면 문자로 표현하는 글보다 마음으로 만지는 글이 더 나을 듯하다며 위로했다.
네이버 캘린더에 '글고집'이라는 글쓰기 스케줄을 포함시켜 놓았는데 가끔 지키지 못할 때가 있다. 어제가 그랬고 오늘도 쉽지 않다. 시간을 정해 놓고 매일매일 글을 쓴다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삶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넘치지만 스스로 선택하는 것과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하는 것으로 구분된다. 스스로 선택하는 것을 늘리고 싶은데 현실의 벽은 높다. 글을 쓰는 작가들을 보면 다양한 관계를 먼저 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글쓰기를 우선순위에 두고 관계와 모임을 설정한다. 그래야 글 쓸 자유를 가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 끊고 맺는 과정이 필요함을 글쓰기 모임을 통해서 더 많이 느끼게 된다.
저자의 말처럼 벼락치기 공부보다 매일 꾸준함이 더 힘들다. 빅토르 위고는 세상에는 세 가지 싸움이 있다고 했다. 사람과 자연의 싸움, 사람과 사람의 싸움, 그리고 자신과의 싸움이다. 그는 이 가운데 가장 힘든 싸움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했다. 매일 꾸준히 하는 글쓰기도 자신과의 싸움이다. 자신을 이기지 못하면 다른 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 작은 전투에서 승리하고 큰 전투에서 패배하는 꼴이다. 작은 승리에 심취하다 결국 전쟁에서 패배하고 만다. 작은 전투는 벼락치기에서 얻는 승리이고 큰 전투는 꾸준함에서 얻게 되는 승리이다. 그 싸움의 승자가 될 때 글의 진보가 이루어져 앞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글쓰기는 결국 나를 변화 시기는 과정이다. '세바시'처럼 어쩌면 '나바시'라는 이름으로 훈련하고 있다. 즉 나를 바꾸는 시간을 통해 말이 풍성해지고 글이 아름다워질 것이다. '줄탁동시'의 비유처럼 글을 쓰고 첨삭하고 또 다른 서로의 댓글을 통해 스스로를 깨우치며 알에서 나오리라 생각된다. 스스로 깬다면 계란 프라이가 아니라 병아리의 모습으로 새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 그 힘으로 글의 진보를 이루어가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