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맞서거나 바람의 반대방향으로 꼿꼿이 서는 풀이되고 싶은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늘 바람방향으로 쓰러졌습니다. 자꾸 쓰러지다 보니 이젠 쓰러지는 일이 두렵지 않습니다. 다만, 쓰러지되 꺾이지 않습니다. 그럼 됐습니다. -최준영-
│태풍 같이 힘 있는 바람이고 싶었습니다. 당하고 쓰러지는 대상이 아니라 갑질도 해보고 군림도 해보며 권위를 세우고도 싶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바람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저, 지나가는 바람에 제 바람을 부탁하면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또한 두려움도 느꼈습니다. 나약한 풀의 모습으로 비치는 내 모습이 두려웠습니다. 대척점에 서기보다 피하고 외면하는 일이 삶의 지혜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풀의 힘이 필요합니다. 광기에 사로잡힌 바람이 있습니다. 그런 바람에 나약하게 짓밟히며 사는 모습이 아니라, 연합하여 풀들의 외침과 함성으로 바람의 방향을 바꾸기도 해야 합니다. 바람에 밀려 쓰러지기를 두려워하기보다 다시 일어설 용기를 가진 풀이고 싶은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