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리란 무엇인가?
복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투자자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 중 투자의 귀재인 워렌버핏은 '나는 오랫동안 므두셀라 기법이라는 것을 권유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므두셀라는 구약성서에서 969년을 살았다고 나오는 인물인데요. 워렌퍼핏은 이 인물처럼 장수를 하며 안정적인 수익의 투자 조합을 빗대어 설명한 것입니다. 그는 이어서 '므두셀라 모델이 잘 먹히는 것 같다'며 자신은 '목적지에 9%(90세)정도밖에 오지 않았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단기간의 높은 수익률보다 장기간의 안정적인 수익률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그의 자산 중 90%는 65세 이후에 얻게된 자산이라고 하니, 복리의 힘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우리도 부자가 시간이 충분히 남아있습니다!)
폴세잔
인간의 복리
하지만 '복리'라는 건 단순히 투자의 영역에만 해당되는건 아닙니다. 바로 우리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영역입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보며 경의로움이나 존경을 느끼는 순간이 언제일까요? 저는 오랜시간 꾸준히 한 길을 파며 하나의 영역에서 '정점'에 오른 사람을 보면 그러한 기분을 느끼곤 합니다. 예를 들어 척추 측만증이라는 병을 가졌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이를 극복했음은 물론이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로 이름을 날린 우사인볼트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지만 오랜시간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고 50세가 넘어서야 세상에 이름을 알리고 현대미술의 아버지가 된 폴세잔을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어떠한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태어났더라도 세상에 족적을 남길 만큼의 위대한 업적이 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한 법입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세상에서 가장 고된 일은 '시간을 버티는 일' 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따분한 것을 싫어합니다. 누구나 새로운 자극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모든 새로운 자극을 뒤로한채 오로지 하나의 분야를 시간과 맞서 싸우는 사람. 그리고 마침내 기나긴 시간을 이겨낸 사람에 그러한 경의와 존경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시간을 붙잡아야 한다
결국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붙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투자로 치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꾸준한 수익률을 붙잡는 것입니다. 워렌버핏이 존경 받는 이유는 변하지 않는 꾸준한 수익률을 자랑하는 위대한 투자자이기 때문입니다. 투자시장만큼이나 변동성이 큰 곳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수 많은 요인에도 흔들림없이 꾸준한 수익률을 달성한다는 것은 그만큼 복리로 인한 더 높은 수익률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사람으로 치면 시간 속에서 계속해서 실력을 쌓는 것입니다. 우사인볼트나 폴세잔이나 모두 시간을 버텨온 사람들입니다. 신체적 단점이 있거나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길고 긴 시간을 갈고 닦아 실력을 기르고 그렇게 쌓아올린 실력들이 복리의 힘으로 위대한 운동선수이자 위대한 예술가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여태까지 설명한 내용을 구분지어보면 복리의 힘을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투자 분야에서의 수익률적 관점입니다. 투자금액에 일정한 수익률이 복리로 쌓이게 되면 수익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습니다. 바로 복리의 힘인 것이죠.
두번째는 실력에 관한 관점입니다. 어떠한 실력 즉, 스킬이라는 것은 '반복의 학습'이 필요한 법입니다. 처음엔 어설플지도 모르지만 숙련의 시간을 가지다보면 익숙해지고,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복리처럼 비례적으로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어느 수준이 되면 상승 곡선이 꺽이기 마련이죠. 하지만 반복으로 인해 정점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이라는 측면에서 복리의 힘이 반영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동산 분야에도 복리의 힘은 작용할 수 있을까요? 앞서 이야기한 투자의 관점과 실력의 관점에서 한번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투자의 관점은 어떨까요? 주식 투자와 마찬가지라는 예상이 되시죠?
1. 부동산 가격, 복리의 힘
흔히들 부동산은 우상향이라는 표현을 많이 합니다. '땅'이라는 건 결국 변하지 않는 '부'동산이기 때문에 늘어나는 수요가 뒷받침 된다면 그 가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땅은 어디로 떠나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발전시킬 수 있는 자양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100평 땅의 용적률을 5년에 한번씩 100%씩 상승시켜준다면 어떨까요? 건폐율 50평인 땅이라면 매년 50평씩 대략 1개층씩 올릴 수 있게 됩니다. 그만큼 자산의 가치도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물론 매년 용적률 상승이라는 말도 안되는 전제 아래이긴 합니다. 하지만 용적률 상승을 해주지 않더라도 서울 주요 도심지역의 토지 및 건물 가격은 지속해서 오르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땅값이 높기로 유명한 홍콩을 한번 살펴 볼까요? 홍콩의 토지 가격은 높기로 유명합니다. 일반 주민들의 연간 소득보다 20배 정도 높다고 합니다. 즉, 20년간 한푼도 안쓰고 저축해야 집을 하나 살 수 있다는 것이겠죠. 물론 우리나라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홍콩의 토지는 정부가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경매를 통해서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기업에게 50년 임대를 시켜주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중국의 여러 부동산 재벌 기업들이 들어와 마구자비로 금액을 높이게 되고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에게 그 부담이 전개되는 것입니다. 한가지 더 충격적인 사실은 홍콩땅의 75% 이상이 개발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즉, 한정된 공급으로 인해 수요가 집중되다보니 자연스럽게 토지 가격이 올라가게 되는 것입니다.
홍콩의 사례는 안타까움이 많지만, 여기서 착안할 수 있는 점이 있습니다. 바로 '자원의 한정적 개발' 입니다. 홍콩의 땅은 1115km2 입니다. 서울의 땅 면적은 605km2 입니다. 약 2배정도 홍콩이 더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개발이 안되었으니 당연히 토지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겠죠? 만약, 서울을 강남만 개발한다면 지금보다 수십배는 더 가격이 오를 것 같네요.
https://www.chosun.com/economy/economy_general/2024/05/22/2Y2X67UTQFCRDJEKKBXBTTSKBM/
부동산 가격 상승률은 복리의 힘을 더 가중시키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정부 정책에 따라 요지부동 하는 부동산 상승률이 워렌버핏의 10% 이상 수익률 지표를 따라간다면 어떨까요? 참고로 서울아파트의 연간 수익률은 7.5% 입니다. 대단히 높은 수익률이죠. 그럼 서울 아파트만 투자하면 될까요? 이 값은 '평균'으로 아파트마다 편차가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에 투자하면 가능성이 높겠죠.)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바로 '어떤 아파트'냐 즉 '어떤 선택'을 하냐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워렌버핏도 므두셀라 투자법을 이야기 했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꾸준한 수익률. 즉 계속해서 오르는 부동산 투자를 할때, 복리의 힘을 경험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부동산 투자에서 복리의 힘은 좋은 부동산을 발견해 꾸준히 투자를 함으로써 늘어난 수익률에 복리의 힘이 더해져 엄청난 수익률을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72법칙
부동산 복리를 이야기 할때 72법칙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투자한 금액이 2배가 되는 수익률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연간 4%의 수익률로 몇년간 투자하면 투자한 금액의 2배를 만들 수 있을까요? 이를 72/4 로 계산해보면 18이라는 숫자가 나옵니다. 대략적으로 18년이 지나가 원금이 2배가 됨을 알 수 있습니다. (아래 표에서 50만원이 4% 수익률로 2배가 되는 시기가 18년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바로 '재투자' 입니다. 흔히 우리가 주식에 투자한 상태로 30%수익률이 난다고 좋아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주변 사람들한테 소위 자랑할때 이렇게 얘기하곤 하죠 '나 00에 얼마전부터 돈 넣었는데 수익률 00%자나' 라고 말이죠. (물론 너무나도 좋은 결과이고 대단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 상황이 복리는 아닌 것입니다. 초기 투자금 대비 30%의 수익률을 달성한 것이지, 30% 수익률을 재투자해서 또 30%의 수익률이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인 것이죠. 결국 '재투자'그리고 '꾸준한 수익률'이 복리의 핵심인 것입니다.
부동산에서 복리
그럼 이제, 부동산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부동산 투자에서 복리의 힘을 적용시키려면 어떻게 해야될까요? 흔히 부동산 중개소에서 부동산 건물 매매 관련 이야기를 듣다보면 '수익률'이라는 얘길 많이 합니다. 부동산의 가격대비 월 수익을 나타내는 지표로 부동산 수익률을 사용합니다. 그럼 5%의 부동산 수익률은 복리에 해당할까요? 앞서 주식을 예로 든것처럼 부동산 또한 '재투자'가 핵심입니다. 부동산 수익을 통해 다른 부동산에 투자를 하거나 부동산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아서 리모델링이나 추가 공사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경우, 더욱이 신축을 했거나 리모델링을 이미 한 경우라면 건물을 더 높게 짓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용적률을 다 찾아 먹었을 확률이 다분하죠. 또한 내부나 외부 추가 공사를 한다고해서 임대료를 계속해서 올릴 수도 없는 일입니다. 임대차계약이 2~5년인점과 임대료 인상률의 경우 계약서상 명시한다는 점도 임대료를 지속해서 높일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부동산에서의 복리의 힘을 발휘하려면 계속해서 또 다른 부동산에 투자를 해야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Sam zell
즉, 세상에 부동산 1채로 부자가 된 사람은 없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투자자인 Sam zell 은 2023년 사망 당시 순자산은 52억 달러로 원화로 약7조가 넘는 자산을 보유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미국 부동산의 침체기에 부동산을 구매해 상승기에 매도한 사람으로 유명세를 떨쳤습니다. 특히 그가 설립한 Equity Residential 은 미국 전역에 7만9천여 다가구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물론 투자 회사의 특성상 끊임없이 투자를 해야되기 때문에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지는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복리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다양한 포트폴리오에서 평균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을때, 부동산 투자도 복리의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한 채의 부동산 자산 가치가 2배가 되었더라도, 그러한 결과를 만들기까지 걸린 시간은 절대로 짧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만큼 기회비용을 잃는 것이죠. 그리고 2배가 되더라도 거기서 멈추지 않고 또 다른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야 되는 것입니다. 부동산 투자로 복리의 힘을 달성하기란 어쩌면 생각보다 더 어려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2. 콘텐츠도 쌓아올려야 한다.
부동산 투자에서 복리의 힘을 발휘하려면 꾸준한 투자가 수반되어야 합니다. 이때, 콘텐츠를 쌓아올리면 부동산 복리 투자에 더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콘텐츠를 쌓아올린다? 무슨 말인지 선뜻 이해가 안되시죠? 쉬운 예를 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
상권의 형성
집 근처에 새로운 카페가 생겼습니다. 출근길, 퇴근길마다 새로 생긴 카페를 지나가곤 합니다. 사람들이 많지는 않지만 내부 인테리어도 깔끔하니 집 근처에서 보기 드문 분위기를 뽐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번쯤 가보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마침 주말 커피와 디저트가 땡겨서 카페를 들르게 됩니다. 내부 인테리어는 깔끔하고 세련되었습니다. 커피 냄새도 좋고 심지어 종업원도 밝게 인사를 해줍니다. 그렇게 기분 좋게 커피와 디저트를 테이크아웃해서 갑니다. 그리고 한주 뒤, 좋은 기억이 떠올라 다시 한번 카페를 찾습니다. 그때, 종업원이 자신을 알아보고 인사합니다. 그리고 새로 만든 디저트라며 시식을 권합니다. 맛있습니다. 원래 이번엔 커피만 사오려다가 디저트까지 사오게 됩니다. 바로 '단골이 되는 과정' 입니다. 여러차례 방문하며 콘텐츠와 소비자간의 '유대'를 형성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주 방문하게 되는 단골손님이 탄생합니다. 여기까지는 하나의 콘텐츠가 소비자와의 '유대를 쌓는' 과정입니다.
이 다음 스탭은 어떨까요?
이 카페는 나름 동네에서 유명해지기 시작합니다. 동네 주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카페 중 하나가 됩니다. 종종 줄을 서서 커피나 디저트를 기다리는 광경도 목격하게 됩니다. 이를 지나가던 사업가가 우연히 발견하게 됩니다. 이 사업가는 조금 떨어진 몇개의 동네에서 대형 베이커리와 이탈리안 레스토랑 등 F&B 사업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습니다.
이 동네에는 큰 관심이 없었지만 우연히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카페를 보고 주변을 둘러보게 됩니다. 이렇다할 음식점이나 판매점이 다양하지 않습니다. 여느 아파트 단지에서 볼법한 무인 아이스크림, 작은 정육점, 편의점, 마트 정도만 눈에 띄입니다. 그리고 동네를 한바퀴 돌아보자, 기회를 발견하게 됩니다. '여기 해볼만 하겠는데?'
그렇게 동네 상권과 거주민들을 분석하고 경쟁시설들을 분석해나갑니다. 그리고 팀을 모집해 메뉴 개발과 인테리어 및 부동산 계약을 완료하고 매장을 오픈하게 됩니다. 역시나 경험이 많은 사업가는 단숨에 동네에서 가장 핫한 레스토랑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소위 상권이 활성화 되는 과정의 단면을 서술해보았습니다. 이는 '수평적으로 콘텐츠가 쌓이는' 단면입니다.
하나의 콘텐츠는 저마다의 콘텐츠력을 쌓아야 합니다. 그리고 콘텐츠는 또 다른 콘텐츠를 자석처럼 불러 모읍니다. 그만큼 콘텐츠의 퀄리티가 우수하고, 사람들이 찾아준다면 더 이상 독점력은 상실하게 됩니다. 기회의 땅이라는 신호를 여기저기에서 발견하게 되고, 다양한 콘텐츠력을 가진 사람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됩니다. 그렇게 상권이 활성화 되고 더 나아가면 '00길'이라는 명칭을 부여받게 됩니다.
콘텐츠를 쌓아 올린다는 것은 각각의 콘텐츠의 퀄리티를 고도화 하고, 단골 손님을 만들고, 유명세를 이루는 일련의 과정을 뜻합니다. 또한 각각의 콘텐츠가 꾸준히 복리의 힘으로 쌓아올린 영향력이 한데 모여 유명한 상권을 이루게 됩니다. 이러한 관점은 가로로 확장되는 방향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반대로 '수직'으로 확장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수직으로 콘텐츠를 쌓다
건물을 다시 짓는게 아니라 수직으로 콘텐츠를 쌓는다? 바로 계속해서 건물을 잘 사용한다는 의미입니다.
그 첫번째로는 '팝업' 이 예가 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브랜드의 팝업은 매주, 매달 변화무쌍합니다. 동일한 건물이라고 할지라도 계속해서 건물의 외관과 사용하는 브랜드와 전개되는 콘텐츠가 다양합니다. 매번 다양한 소비자 타겟을 대상으로 현란한 옷으로 건물의 외관을 치장하고 변화해 노출하기 여념이 없습니다. 같은 건물이라도 어떤 날은 루이비통, 어떤 날은 파타고니아, 어떤 날은 삼성에서 팝업을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정말도 다른 결의 브랜드가 보여주는 연출은 그 건물의 다양한 활용도를 대변해줍니다. 마치 옷으로 따지만 리버시블Reversival 처럼 앞뒤로 옷을 모두 입을 수 있듯 다양한 접근법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건물의 Stacking Plan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강남역에 위치한 20층 건물을 떠올려 봅시다. 건물의 지하부터 20층 꼭대기까지 어떻게 구성이 되어 있을까요? 강남역은 임대료가 비싸기 때문에 1층에는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대기업의 플래그십이 위치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하1층이나 지상2~3층은 음식점이나 다른 판매샵이 들어와 있을 수 있죠. 그리고 그 위로는 각종 병원, 사무실들이 4층부터 20층을 채우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건물을 처음부터 이 모습이었을까요? 아마 특정 층부터 임대가 시작되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이게 바로 Stacking 입니다. 쌓아올라가는 것이죠. 대형 건물을 하나의 기업이 전체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여러개의 기업이나 브랜드가 각 층을 개별로 사용하게 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바로 시점의 차이입니다. 누가 먼저 들어오냐에 따라 다음 임차인도 결정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병원이 입점하면 약국에서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사무실이 많이 있다면 음식점이 들어올 수도 있죠. 어떻게 쌓아 올라가느냐에 따라 건물의 구성이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콘텐츠의 진화입니다. 이 부분은 건물의 장기적인 관점과 연관이 있습니다. 건물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 즉 건물주는 콘텐츠에 크게 관심이 없을 수 있습니다. 본인이 직접 사용하는게 아니라 단순히 건물을 보유만 하고 있다면 임차인이 지불하는 임대료만 충분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임차인이 나가게 된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따라서 건물 자체적인 콘텐츠 진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건물이 지향하는 '방향성'을 정하고 그에 부합하는 이용객 동선이나 임차인 사용에 용이한 시설 그 외 주차장이나 조경에 대한 설정이 필요합니다.
건물에도 세일즈가 필요하다
앞으로는 건물 또한 세일즈가 필요한 시기가 올 것입니다. 따라서 바로 옆의 건물보다 우리 건물이 더 뛰어나고 좋은 점을 어필할 필요가 생길 것입니다. 그 순간 어떤 건물인지 정의가 명확히 되어 있어야 하고, 다른 건물에 비해 제시할 수 있는 명확한 편의성이 설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즉, 건물 전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설정하고 각 층별 그리고 건물내 모든 요소들이 하나의 콘텐츠에 부합하는 방향성으로 흘러가야 됩니다. 그렇게 되면 건물의 외관을 재공사 하거나 조명 하나를 달더라도 기준점이 생겨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됩니다.
이쯤에서 생각나는 일본회사는? 바로 모리빌딩, 우리에겐 롯본기힐즈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모리빌딩에 대한 소개를 이곳에서 할건 아니기에 간단하게만 요약해보겠습니다.
모리빌딩은 아크힐즈를 통해 오피스와 주거시설을 만들고 그 중앙에 방대한 공원을 조성했습니다. 그리고 롯본기힐즈를 만들어 수십년간 건물을 운영하며 하나의 마을을 운영한다는 '타운 매니지먼트'를 확립시켰습니다. 그 외에도 긴자식스, 도라노몬 힐즈, 아자부다이힐즈 등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이름의 건물을 계속해서 만들고 있는 곳입니다.
항상 10여년간의 지역주민과의 협의를 통해 상품을 기획하고 만들어진 건물을 매각해 차익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 즉 '타운매니지먼트'를 통해 '운영'의 측면을 강조하고 있는 디벨로퍼입니다.
사실, 국내 시행사, 자산운용사, 디벨로퍼라면 '분양' 이나 준공 후 엑싯을 최고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해당 시점에 가장 큰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건물을 지어서 파는 행위가 단순해지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토지가격과 공사비가 올라갔고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정보의 다양성으로 대기업이 아니어도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결국 경쟁이 치열해지고 부동산 개발은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또한 일명 '매각 차익' 을 최대화 하려면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한다는 원칙이 생깁니다. 그렇다면 이미 올라버린 땅값의 도심에서는 이러한 행위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도심을 벗어나 다른 개발을 하자니, 지방 소멸의 시대에 그 또한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운영'이라는 측면이 어쩔 수 없이 중요해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어쩔 수 없이' 라는 표현을 썼죠? 왜냐하면 모든 부동산 자산운용사에서는 '운영'을 그렇게까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확힌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깁니다. 상대적으로 투자의 중요도가 더 높죠. 이유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투자 수익을 '투자' 시점에 가장 극대화할 수 있고, 사실 운영이라는게 긴 시간이 걸리는 일이니 따분한 부분도 없지않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코로나 시기나 부동산 침체기 시기에는 부동산 투자에 대한 선택권이 점점 좁아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산 운용물들에서 안정적인 수익이 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회사의 관점에선 경제 위기 상황에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만들어 주는 자산들이 귀중하게 여겨지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부동산의 본질은 토지, 건물이라는 하드웨어와 이를 이용하는 기업, 소비자 등의 이용자. 소프트웨어가 합치된 것입니다. 이 두가지가 함께해서 부동산의 사용성이 높아지고 결국 투자의 관점에서도 수익성이 생기는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시류를 잘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운영이 중요해지는 것이 아니라, 본래 중요하지만 단기간의 더 높은 수익성을 쫓다보니 잠시 망각했던 것이죠.
기성세대의 부동산 투자를 통한 부의 축적을 쫓지 못한 저의 관점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부분일 수 밖에 없습니다. 1~20년 전만해도 부동산으로 돈을 빠르게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가능은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대적으로 더 어려워지고 있죠. 그렇다고 변해버린 현재 상황을 넋놓고 바라볼 수 는 없지 않을까요? 지금 우리가 가야할 방향은 명확해졌습니다. 바로 '복리'. 부동산을 복리의 관점으로 수평이나 수직적으로 꾸준히 투자 및 개발을 해야하며, 이에 더해 콘텐츠 또한 지속적인 개발과 디벨롭을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 결국 꾸준함이 이기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