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부. 사회생활
‘첫인상’은 강렬하다.
보통 사랑에 관한 이야기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지만, 여기서는 사회생활의 맥락에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인상’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바로 ‘끝 인상’이다.
물론 ‘첫인상’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첫 단추를 제대로 끼워야 마지막 단추도 무리 없이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끝 인상’은 오래도록 기억된다. 특히 회사 생활에서는 더 그렇다. 사람들은 누군가의 첫 모습보다는 마지막 모습, 즉 퇴사나 퇴직할 때의 태도와 인상을 더 오래 기억한다. 대부분 퇴사를 결심하고 사표를 제출한 순간부터 책임감이 느슨해지고, ‘아 몰라’ 상태에 쉽게 빠지곤 한다. 소속감이 사라지면서 ‘이제 곧 떠날 곳’이라는 생각이 태도의 변화를 부르고, 일에 대한 집중력도 자연히 떨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필자는 어땠을까?
솔직히, 출근이 점점 힘겹게 느껴졌다.
이미 버틸 힘은 고갈된 상태였고,
신체화 증상이 나타날 정도로 힘들었다.
그래서 답답할 때면 밖에 나가 숨을 돌리고, 다시 마음을 다잡고 들어왔다.
직장 병행 이직을 성공시킨 뒤에는 팀장님께 미리 한 달 전 퇴사 의사를 말씀드렸다.
퇴사 소식이 알려진 후, 일부 동료들의 곱지 않은 시선도 마주해야 했다.
‘이래서 다들 퇴사 통보를 최대한 늦게 하는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후임자가 정해지고, 업무 인수인계도 모두 끝낸 뒤에도 퇴사 당일까지 정상 출근 약속을 지켰다.
그렇게 행동한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1. 나를 아끼고 믿어주셨던 분들에게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2. 나를 비방하던 사람들이 나의 퇴사 후에도 터놓고 험담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남기면, 쉽게 뒷말할 수 없으니 말이다.
만약 그런 사람마저 끝 인상에 대해 모진 말을 한다면, 차라리 그 사람이 너무한 것이다.
3. 무엇보다 책임감이다. 시작이 어땠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결국 어디서든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동료들은 그동안 수고했다며 박수를 쳐 주셨고, 간단히 감사 인사를 건네는 것으로 송별회는 마무리됐다.
작별 인사를 하는데 그동안 힘들었던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 갑자기 눈물이 터졌다.
첫 사회생활이라 서툴렀고, 무섭고, 잘하고 싶었고, 서러웠다.
하지만 이런 나도 언제가 시간이 흐르고, 다양한 경험이 쌓이면, 점점 강해지리라 믿는다.
힘든 일도 있었지만, 결국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 자양분이 되어 주었다.
‘첫인상’이 관계의 문을 열어준다면,
‘끝 인상’은 그 문을 닫기도 하고 때로는 새로운 문을 다시 열어줄 수 있는 열쇠가 된다.
지나온 시간 속에서 ‘좋은 첫인상’만큼이나 ‘소중한 끝 인상’을 남기는 것이
결국 나의 진짜 얼굴이자, 타인에게 오래 기억되는 내 모습이다.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첫 단추는 서툴 수 있지만,
마지막 단추만큼은 정성스레 끼워가기를 바란다.
마지막 순간까지 책임감과 성실함을 잃지 않는다면,
언젠가 또 다른 인연에 더 큰 문을 힘차게 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