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대의 자식이란
빈 둥지 증후군일까 우울증일까
OECD 평균 합계출산율이 2.1%이라는데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이 0.7% 수준이란다. 이 와중에 '자식을 낳으면 노후가 없어지니 자식들 낳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한 커뮤니티사이트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그렇게 키운 부모 탓이다' '맞는 말이다' 등 상반되는 댓글들이 아우성이다.
내게 있어 자식이란 어떤 의미일까 아이들의 모습에서 평가되는 시점에서 곰곰이 생각을 해본다 감사한 존재이다 상황이 어두워질 때 희미한 등불처럼 가야 할 길을 보여주었고 ‘그래도’~라는 버팀목이 되어 주었고 본인들의 길에서 힘차게 도약하는 모습들을 보고 있으면 ‘잘했어’라고 나를 토닥일 수 있는 존재였고, 결론은 감사한 존재이다.
눈부신 경제 발전은 서서히 바뀌어도 좋을 가족 문화를 급진적으로 변화시킨다. 그렇다고 효가 사라진 시대라고는 할 수 없지 않을까 단지 한 울타리 생활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개인의 생활이 중요시되는 시대적 패러다임일 뿐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을 공유할 수 없음에 의한 허전함은 어쩔 수 없다 금수저 은수저가 아닌 부모를 만난 탓에 열심히 뛰어야 하는 그 아이들을 뭐라 할 수는 없지만 가끔씩 묘하게 찾아오는 감정은 우울증인지 빈 둥지 증후군인지 헷갈리고 있다.
사전적 의미의 빈둥지증후군은 자녀가 학교 진학이나 취직 결혼 등의 이유로 독립하게 되었을 때 느끼게 되는 부모의 감정을 의미한다 반면 우울증은 무능 비관 염세까지 이어지는 질병이며 종류도 다양해 치료를 요하는 증상이다. 품 안의 아이가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 초기단계가 되면 느끼게 되는 허탈감과 상실감은 비슷한 맥락의 감정이지만 스스로 치료를 받아 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 가벼운 우울감과 함께 빈 둥지 증후군일 가능성이 높고 스스로 자각하기 힘든 상태라면 주변의 도움이나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온 집안을 풍성하게 쑥대밭으로 뒤집어 놓고 "갈게요"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아이들을 보며 '휴 자유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면 나는 '치료를 받아 볼까 괜찮아 잘하고 있어 그럴 수 있어' 쉼 없이 손바닥 뒤집기 생각놀이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애매모호한 양가성 감정 경계를 가벼운 우울감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선 나를 포함한 우리 세대의 부모가 넘어야 할 가치관의 포스트모더니즘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