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달달한 봉지 커피가 딱 어울리는 시간입니다. 창문은 덜컹덜컹~ 봄바람의 시작인지 겨울의 끝자락 바람인지 가늠할 수 없습니다. 중년을 향해 부는 바람인 듯합니다. 나이는 시간을 먹어 영글어 가는데 마음은 자꾸만 뒤돌아 봅니다. 다 달아야 할 곳을 걸어가는 건 생각과 발뿐입니다. 마음은 한 곳에 머물러 함께 가기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제야 나의 부모도 그러했으리라 생각을 합니다.
중년은 기쁘면서 슬픈 시기입니다 제 길을 걸어가고 있는 성인의 아이들은 제 길을 열심히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 예전에는 내가 앞서 그 아이들의 완성된 삶을 위해 어서 와~손짓을 했지만 이제는 그 아이들이 내 앞에 서서 '어서 오세요 ~'라고 손짓을 합니다 나는 기다려주었지만, 그 아이들은 부모의 삶을 배제한 당신의 삶을 살라고 ~재촉을 합니다 마음속에서 에라이~!! 한마디 하지만 입밖으로는 '고마워'라고 합니다.
온전한 중년의 삶에는 다양한 걸림돌이 생깁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양 또한 그중 하나입니다. 나이와 외모는 비례관계에 있습니다. 반듯하던 체형이 무너지고 팽팽하던 피부가 느슨해집니다 많은 사람들은 말합니다 겉모양에 치중하는 건 자존감의 문제라고, 하지만 사람들은 변해가는 겉모습에 의해 노인이란 소리를 듣습니다 자리를 양보받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엄마 나이에 다 그렇지'라고 서글픈 우리의 마음을 외면합니다.
요즘 대세라는 #하안검이란 수술을 골몰하게 생각을 합니다 '할까 말까' 눈 밑의 피부를 잘라내야 한다는데, 1-2 주 동안은 얼굴이 팅팅 붓는다는데 그래도 하고 싶은 마음이 자꾸만 커집니다. 눈은 마음의 창문이라는데 축 처져 가는 눈꺼풀은 아직까지 밝은 내 마음을 감추고 항시 어둡게만 보입니다.
이제야 90넘은 노모가 불룩하게 늘어진 눈꺼풀 모양을 바로 잡고 싶어 했던 그 마음을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