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 > 중퇴 > 배우 >프리랜서 > 안내데스크 그리고 현타
올해로 서른둘(만31세)이 되었다.
시간은 참 빠르게 흘러, 어느새 청년 인생의 절반쯤을 지나온 것 같다. 고등학생 시절, 나는 배우의 꿈을 품고 입시학원에 다니며 연극영화과 진학을 준비했다. 두 번의 실패 끝에 삼수로 서울의 4년제 연극영화과에 입학했고, 그때만 해도 나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믿었다.
하지만 막상 대학 생활은 내 기대와 달랐다. 결국 졸업도 하지 못한 채 학교를 그만두었고, 이후엔 프리랜서로 배우 활동을 준비하며 시간을 보냈다. 간간이 독립영화나 단편 작업에 참여하긴 했지만, 이름을 알릴 정도는 아니었고, 현실적인 불안은 점점 커져갔다. 결국 생계를 위해 기업 리셉션 업무를 시작했고, 그 일이 나의 ‘직업’이 되었다.
몇 년이 흘렀고, 32살이라는 숫자를 마주한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나는 멈춰 있었다.
‘이게 정말 내가 원했던 삶이었나’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결국 지금의 리셉션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뭐라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동안 내가 아무 노력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열정도 있었고, 배움도 있었다. 하지만 현실적인 시선으로 보면 나는 너무 한 방향만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그 끝은, 어느 노래 가사처럼 결국 나를 파묻는 무덤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나는 스펙도 경력도 없는, ‘노베이스, 노경력, 노스펙’의 백수가 되었다.
지금 이 글은 그런 나의 기록이다.
누군가는 이 글을 읽고 비웃을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쟤도 저렇게 사는데 나는 괜찮은 편이구나’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반응이든 상관없다.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이야기고, 나만의 백수 인생 도전기다.
게으른 완벽주의자이자, 제법 냉정하게 내 현실을 바라볼 줄 아는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인생의 다음 장을 써보려 한다.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