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건, 좋아하는 걸 계속 좋아할 자유

by 노아

어릴 때는 좋아하는 것이 계속 변했다. 만화영화를 좋아하다가 어느 순간 판타지 소설에 빠지고, 한창은 가수를 좋아하다가도 다른 관심사로 금세 옮겨가곤 했다. 그때는 변하는 것이 당연했다. 시간이 흐르면 취향도 달라지는 것이고,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것들이 더 눈에 들어온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나니, 좋아하는 것을 계속 좋아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릴 땐 누구나 좋아하는 걸 마음껏 즐길 수 있었지만, 어른이 된 후에는 ‘나이에 맞는 취향’이라는 보이지 않는 기준이 생겼다. ‘이 나이에 아직도 그런 걸 좋아해?’, ‘좀 더 어른스럽게 관심사를 가져야 하지 않아?’ 같은 말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정말 그렇게 변화해야만 하는 걸까? 좋아하는 것을 계속 좋아하는 건 유치한 걸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것들이 있다. 오래된 만화책, 유난히 애착이 가는 노래, 나만의 공간을 채우던 작은 소품들. 어른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질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도 여전히 마음이 간다.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그것을 좋아했던 순간들이 내 삶을 이루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때 그 시절, 그 감정까지 함께 남아 있으니까.


요즘도 나는 최신 유행하는 노래를 듣고,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챙겨본다. 예전 같았으면 ‘이제는 이런 걸 좋아할 나이가 아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좋아하는 것들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걸. 오히려, 그 취향들이 나를 이루는 일부가 되었다는 걸.


좋아하는 걸 계속 좋아한다는 건, 어쩌면 나 자신을 잃지 않는 일일지도 모른다. 세상의 기준에 맞춰 변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나만의 감정을 소중히 여기는 것. 어른이 된다는 건, 단순히 취향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지켜나갈 자유를 얻는 과정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이제 더 이상 ‘이 나이에 이런 걸 좋아해도 될까?’라는 질문을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나는 여전히 이걸 좋아하는구나’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꼭 새로운 것만 좋아해야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어른이 되었기에, 더 깊이 좋아할 수 있는 것들이 생기는 건 아닐까?


어른이 된다는 건, 좋아하는 걸 계속 좋아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는 것. 그리고 그 자유 속에서 나를 잃지 않는 것. 그렇게 나는 오늘도 내 마음이 가는 것들을 소중히 여기기로 한다.

이전 01화어른이 된다는 건, 모든 걸 알 줄 알았던 착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