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칸을 타는데도, 지하철은 늘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어떤 날은 출근길 사람들로 숨이 막히고, 어떤 날은 뜻밖에 자리가 나서 앉을 수 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게 하나 있다면, 창문에 비친 내 얼굴이다.
창문은 거울이 아니다. 불투명하게 흔들리며 나를 비춘다.
그래서인지 내 모습도 흐릿하고 낯설다.
퇴근길 피곤이 덕지덕지 붙은 얼굴, 출근길 억지로 눈을 뜬 얼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단정히 다듬은 얼굴이 아니라, 그 순간의 진짜 내가 거기에 있다.
창문에 비친 얼굴을 보면 가끔 묘한 위로를 받는다.
누구도 모르는 곳에서,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틈에서, 내 얼굴이 나를 다독인다.
지하철은 그저 이동 수단이 아니라, 나를 확인하는 작은 거울 같은 공간이다.
내일 아침에도 또 같은 자리에서 창문을 볼 것이다. 여전히 흐릿하게 비칠 그 얼굴에,
오늘보다 조금 더 단단해진 내가 담겨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