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식물들이 시들며 내게 준 것

by 노아 진

지난 화에 등장한 이마트에서 무턱대고 사 온 고무나무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해 줬다. 언니네에서 같이 살 때는 내 방청소도 겨우 하는 형편이다 보니 인테리어도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독립을 하고 나만의 공간이 생기고나니 집을 꾸미고픈 의욕이 마구마구 솟아났다.


청소도 째깍째깍, 요리도 서툴더라도 직접 만들어먹기 시작했다. 텅 빈 벽에는 내가 좋아하는 포스터를 사다 붙였다.




점점 내 취향으로 공간이 채워질수록 집에 대한 애정은 커져갔다. 고무나무는 건강하게 자라 얼마 안 가 새 순이 나기 시작했다. 새순을 본 적이 있는가,

정말이지 세상에서 처음 얼굴을 내비췬 연둣빛은 그렇게 싱그러울 수가 없다. 새순도 아기라고 그리 티 없이 깨끗하고 예쁘구나- 를 처음 알게 되었다.



고무나무를 시작으로 다른 작은 식물들을 더 데려 오게 되었다. 작은 선인장, 테이블야자, 아이비.. 식물의 수가 늘어날수록 내 마음의 공간도 커졌다.




익숙하고 무더운 어느 여름날, 일주일간 시골에 휴가를 다녀왔다. 식물들이 걱정되긴 했지만 설마 했다.

창가에 두었던 아이비가 바짝 말라 시들어 있었다. 다른 식물들도 마찬가지로 축 늘어져있었다. 급하게 물을 줘 봤지만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사실은 이미 그전에도 선물 받은 식물들을 종종 죽인 적이 있어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면서 새삼 기운이 쭉 빠졌다. 항상 그 자리에 있던 초록들이 사라졌음이 명확히 느껴졌다.



그 후부터 나는 더 식물들의 상태를 체크하게 되었다. 통풍은 적당한지, 흙이 오래토록 말라있지는 않은지, 대단한 걸 해주지는 않아도 식물은 내게 그 전보다 확실히 더 큰 존재가 되었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