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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아나 Jul 01. 2024

죽이고 싶은 아이 2

1권보다 더 재미있다

2022년에 [죽이고 싶은 아이 1]을 읽고 글을 쓴 적이 있다.


https://brunch.co.kr/@noana/4


출간 즉시 영화화된다는 띠지가 둘러져 있었는데 아직 영화가 개봉된 것 같지 않다. 이 책이 나왔을 때 읽어본 독자들의 대부분이 영화화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나도 기다리고 있는 사람 중 하나로서 오늘 일자로 검색을 해봤을 때 아직 영화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2권이 출간되었다.



기억이 가물가물해 다시 1권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책을 펼쳤다.

읽고 나니 내용이 다시 떠오른다. 1권을 다 읽었을 때 마지막 문장을 보고 뒷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목격자가 하느님에게 고백을 하며, 진짜 믿었는지 궁금해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2권에는 작가 역시 이야기를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는 홍보 띠지가 보인다.



2권은 새로운 목격자의 등장에 다시 조사를 하는 형사가 등장한다. 주연은 결국 죄가 없었지만 법원 바깥의 세상에는 자신에게 죄가 있어야만 했다.

무조건 까는 사람들, 카메라를 들이대고 사람들의 알 권리를 외치는 유투버들.

그 정보가 진실인지는 관심이 없다.

굉장히 위험한 현 사회를 꼬집고 있다. 소설이지만 무섭기도 했다.


다시 집으로 돌아온 주연과 엄마는 외국으로 나가고 싶지만 아빠가 반대를 한다. 죄를 짓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가는 것은 아니라고. 회사일에 집중하는 아빠와 다르게 엄마는 살갑게 인사하던 이웃들과 마주치는 것도 무섭다. 하루가 멀다 하고 다투는 부모님을 보는 주연의 심리도 심상치 않다.

이런 가정에 아이는 제대로 살아나갈 수 있을까? 가장 친한 친구를 잃었고, 그 친구를 죽인 범인으로 몰렸고, 자신이 아님이 밝혀졌지만 여전히 사회적으로 매장당한 아이가 살아나갈 수 있을까?


그 와중에 이웃은 집값이 떨어진다고 이사가기를 바라고, 학교에서는 주연을 가만 두지 않고 시비를 걸거나 소문을 계속 부풀려 낸다.

소설이다.

소설일 뿐이다라고 생각하며 읽지만 너무 어둡고 답답하다.

이 책을 우리 아이가 읽고 싶어 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아이가 읽기엔 무리가 있어 보여 보여주질 않았다.

이체 중학생이 되었으니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2권도 구입한 것이었다.

과연 아이에게 이 책을 건네줄 수 있을까?

성인인 나도 읽는 내내 괴로운데?


주연은 자꾸 곁에서 죽은 서은을 본다. 그걸 가지고 또 사람들은 말을 만들어낸다.

내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진심 소름 끼쳤던 것이 바로 사람들이 부풀린 이야기에 마치 진실인 것처럼 일을 만드는 것이었다. 현실적으로 보여서 무서웠다.


우리 이걸로 유튜브 찍을까? 이거 완전 유튜브 각인데. 촬영하다가 박서은 귀신이라도 찍히면 그냥 떡상 가는 거야. 그럼 수능 개 망해도 상관없을 텐데 안 그러냐? p73


무서운 아이들. 사람들.

가장 가까이에서 아이를 돌보고 사랑을 주어야 할 가족들이 울타리가 되어주질 못한다.

자신을 병균처럼 보는 아빠와 최고를 줬지만 나한테 왜 이러냐고 외치는 엄마 사이에서 아이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주연이 갖고 싶은 건 뽑기에서 뽑을 수 있는 작은 토끼가 달린 열쇠고리였는데, 엄마는 그런 조잡한 쓰레기를 뭐 하러 사냐고 했다.
주연엄마는 주연이 비싼 인형을 받고 기뻐하길 원했고, 주연은 아주 작은 인형조차 가지지 못했다.
주연 엄마는 답답했고 주연은 두려웠다. 엄마가 어느 날 주연을 보고 만족스러워하지 않을까 봐, 그렇게 버려질까 봐. p95


이 책을 읽는 동안 들었던 생각이 저자가 육아경험이 있는 사람이었나 싶었다. 자식을 낳고 키우는 어미의 마음을 이렇게 절절하게 그려낼 수 있는가 싶었다.


이 세상에 쉽게 엄마가 된 사람은 아무도 없어. 모든 엄마가 목숨을 걸고 아이를 낳아. 아이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목숨을 빚지는 거고. p169
주연아. 아기는 그런 엄마한테 웃어 주는 것으로 빚을 다 갚아.
아기가 웃어 주면 이 아기가 와 줘서 고맙다, 싶거든. 그러고는 다 잊어버려. 이 아이를 낳느라 얼마나 아팠는지, 얼마나 무서웠는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전부 다 잊는 거야. 너희 엄마도 마찬가지일 거야. 그러니까 엄마한테 부족한 딸일까 봐 걱정할 필요 없어. p170


아마 이 책을 읽는 청소년은 주연이나 그 친구들, 선배들에게 감정을 이입하며 읽을 것이다. 성인들이 부모라면 서은 엄마와 주연 엄마에 자신을 빙의하여 소설을 읽을 것이다.

그래도 주연을 혼자 두지 않고 주위의 어른과 학생들이 곁에 있어줘서 다행이다.


저자는 중학교 강연에서 작중 인물에 책임을 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2권을 쓰게 되었다고 했다. 주연을 그렇게 두지 않고 다시 마무리를 지어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오랜만에 소설을 읽으며 눈물을 훔쳤다.

아이를 좀 더 다정하게 안아줘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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