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둘째가 주말 동안 태권도 학원에서 캠프를 다녀왔다. 아주 신나게 놀고 왔다.
밴드에 사진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다른 밴드에 새로운 소식이 떠 알람이 계속 왔다.
글을 클릭하니 누군가의 부고였다.
그 밴드는 내가 공인중개사 공부를 할 때 강의를 들었던 교수님의 밴드였다.
학생 중에 세상을 떠나신 분이 계신가 보다 했다.
클릭한 글의 당사자는 바로 공법의 최성진 교수님이었다.
스크롤을 내려 글을 보니 14일까지 문제를 올린 내역이 있었다.
교수님은 15일에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는 글이 있었다.
믿기지 않았다.
불과 3일밖에 지나지 않은 오늘, 하늘로 떠나셨다.
김새론 배우의 죽음을 알게 된 지 겨우 12시간 만에 또 다른 생명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슬프다는 감정보다 앞선 건 믿을 수 없고 허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33회 공인중개사 시험을 공부하면서 꽤 많은 도움을 받았던 교수님이다.
깔끔하고 족집게 같은 강의로 제자들이 전국에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매일 컴퓨터를 켜서 강의를 들었고 질문을 올리면 정성스러운 답변이 달려 온라인이지만 라포가 형성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이 들었던 분이다.
안타깝다.
과로를 하셨던 걸까?
열정적인 교수님을 보며 가만히 앉아 수업을 듣는 인강생이 게으름을 피울 순 없다며 공부에 매진했던 덕에 그 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고마운 분들 덕분에 나는 어쩌면 밥은 벌어먹고 살 수 있을 '증' 하나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오후에 그 소식을 듣고 밤이 된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해당 인강 사이트에 들어갔더니 공지사항에 부고 글이 있었다.
올라와 있던 강의는 모두 비공개가 된 상태였다.
아등바등 살았던 오늘, 참 부질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영면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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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조금 흘렀다.
왜 상주가 아들이 아니라 여동생이었을까 의문이었는데,
심장마비가 왜 사고사였을까 의문이었는데,
현재 카페, 밴드에서 진실을 파헤치는 움직임이 보이자, 글이 삭제된다고 한다.
언젠가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
벌을 받아야 한다면 받고 용서를 빌며 살아가길.
너무 터무니없는 내용이어서 소설일까 생각했다.
돌아가신 분만 안타까울 뿐이다.
그곳에서는 행복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