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람이에게 | 햇살

확언 — 혼자가 아니다

by 이제월


너는 혼자가 아니다

입 밖으로 풀어 놓은 말이

공기에 눌려 납작해진대도

단 한 번 온기와 물기로

부풀어 온 방을 채울 터이다

넘쳐서 집 밖으로 흘러갈 것이다

개울이 시내 되고, 시내는 강물이 되어 바다로

바다로 흘러들 것이다

간혹 만조 때 거꾸로 밀려와 제가 떠나온 고향을

살필 것이다

그 방에서 네가 아직도 혼자인지

혼자라고 착각하는지

아니면 이제는 집을 비울 때에도

집 밖이 어두울 때에도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걷고 숨 쉬는지

엿볼 것이다

규칙을 어기고 역류하지 않아도

너는 익숙한 물냄새를 맡을 것이다

너에게서 태어나

너보다 커진 바다가

혼자가 아니라고

물방울들을 숨결들을 모으는 것을

달래지 않고 그냥 같이 달려가는 것을

솟구치고 부서지길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해하기까지의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너는 이미 젖고 더 젖어들 것이다


너에게 일어날 일들

네가 아침에 스스로에게 한 마디

혼자가 아니다

확언할 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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