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더욱
출판된 본문⟫ n.209
내 마음에 더욱 가깝게 자리 잡는 모습은
나라를 잃은 왕,
혹은 구걸하는 방법을 모르는 걸인의 모습입니다.
원문⟫
The nearest to my heart are a king without a kingdom and poor man who does not know how to beg.
새로 한 번역⟫
내 마음에 가장 가까운 것은 왕국이 없는 왕
그리고 어떻게 청할지 알지 못하는 가난한 자
읽기글⟫
악보를 읽을 줄 아는 이는
악보를 보면
한 번도 들은 적 없는 노래
아예 한 번도 들린 적 없는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그에게는 그 노래가 들립니다.
세상에서 아직 울려퍼지지 않은 노래라도
마음이라는 악보에 새겨진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악보를 볼 줄 모르는 이에게는
이 모든 게 암호처럼 덩그러니 놓여만 있습니다.
당신은 아는 사람입니까, 모르는 사람입니까?
아는 사람 될 차비하거나
아는 사람 말을 알아들을 수 있게
배운 사람에는 이르렀습니까?
저는 출판본의 역자와 다르게 본문을 이해합니다.
정은하 님의 번역은 칼릴이
마치 내 마음이 더 끌리고 짠한 것, 잘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이
나라 잃은 왕, 구걸할 줄 모르는 걸인‘의 모습’이라고
말한 것처럼 읽힙니다.
그러나 이 조각글은
내 마음이 그런 모습을 가까이 한다/여긴다는 것 곧, ‘인식’이 아니라
내 마음이 딱 그 꼴이라는 ‘사실’ 을 보여 줍니다.
왕은 나라를 ‘잃은’ 게 아니라 ‘없는’ 처지입니다.
한때 지녔지만 지금 없는 게 아니라
여태 한 번도 갖지 않았거나, 혹은 가졌나 가진 적 없나는 말하지 않은 채
아무튼 현재 나라가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어쩌면 그는 즉위할 나라가 없어 애초에 왕이었던 적도 없고 왕이 아닌지도 모릅니다.
더욱이 지브란은 '더욱'이 아니라 '가장'이라고 썼습니다.
그대여, 그대는 알지도 못하거니와(나라 없는 왕)
배우지도, 배울 줄도 모르지(구걸할 줄 모르는 걸인) 않습니까?
우리네 마음이 가장 쉽게 처하는 것, 나를 콕 꼬집어 가리키는 것은
아는 사람도, 배운 사람도 아니고
‘모르는 사람’이 아닌가요? ‘꽉 막힌 사람’이 아닐까요?
그대여, 아십시오, 배우십시오, 여십시오.
에파타.
전과 후는 다를 것입니다.
태생 소경이 빛을 보는 것처럼.
당신이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