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이란 분류되지
출판된 본문⟫ n.208
사실이란 분류되지 않은 진실입니다.
원문⟫
A fact is a truth unsexed.
새로 한 번역⟫
사실은 미분류한 진실
읽기글∙1⟫
모든 현상이 분명한 자기 표현이라면,
그 ‘자기’는 우리 모두의 진실을 하나로 묶어줄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사실, 모든 ‘사실’은 하나의 세상에서 모순없이 일어나니까요.
진실에 채 닿지 않은 우리의 시선이 그것을 모순이라 바라보고 있을 뿐.
읽기글∙2⟫
영화 ⸢라쇼몽⸥을 본 분들은 아실 겁니다.
하나의 사실이 하나의 사건에 대응하지 않는다는 것을.
귀신까지 포함한 여러 인물은 같은 일을 구성하는데
정작 그 낱낱이 격은 일은 다릅니다.
첫 번째 일이 사실이고, 두 번째 일은 사건입니다.
하나의 일은 반드시 여러 사건으로 동시 발생합니다.
왜냐하면 우주 속 모든 일은 사물이 아니라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사실이란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사건은 만남이며, 만남에는 최소한 양자가 있고, 쌍방은 자기 자신을 포함해서 그 일을 겪기 때문에
어떤 사건도 단일할 수 없습니다.
매우 명료한 스포츠 경기에서도
한쪽의 승리는 다른쪽의 패배입니다.
현실은 또 그렇게 승패로 나뉘는 게임도 아니고요.
그러므로 그대가 어느 쪽으로도 분류하지 않은 동안만 사실입니다.
우리는 사실에 대한 자기 경험, 자기 견해를 가질 뿐입니다.
이미 20세기 벽두에 과학자들은 기성 과학의 확실성, 기계론적 인과관계를 객관성으로 선포하기를 멈추고
사실에 기반하여 합리적인 추론으로 전문가들이 널리 인정하는 ‘상호주관성’으로
‘과학적 사실’ 또는 과학 이론의 믿을 만함, 다시 말해 믿어도 좋을 객관성을 대신하였습니다.
검증가능성 대신 반증가능성이 필요충분한 조건으로 제시되었고
저거면 객관성을 지닌 걸로 치자고 하였습니다.
우리의 한계를 받아들인 채 나아가기로 한 것입니다.
마음의 교조주의를 버립시다.
우리는 더 많은 사실과 만날 수 있습니다, 더 많이 분류하느라 부심하는 대신에.
그러면 사실들이 스스로 깨어나 말을 걸 겁니다.
임계점입니다.
많이 경험한 자의 ‘안목’입니다.
자기 경험의 이론을 굳혀 가는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매번 새롭게 받아들이는 이에게만 이 ‘눈’이, 기관이 발생합니다.
우리 사고는 진화할 수도 있고, 퇴행할 수도 있습니다.
축복받을 수도 재앙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같은 일에 내던져져서 어째서 그 자리에 서십니까, 이리로 오십시오.
어떤 불운도 당신을 불행하게 할 수 없습니다.
평화를 빕니다.
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