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물거품 같이 읽기-이백스물두 번째날

그대가 알고 있는

by 이제월



출판된 본문⟫ n.220

그대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으로

나 자신을 채웠다면

그대가 모르는 것들을 위해서

내게 무슨 공간이 남았겠습니까?




원문⟫

Had I filled myself with all that you know what room should I have for all that you do not know?





새로 한 번역⟫

내가 당신이 아는 전부로 나 자신을 채웠다면

당신이 알지 못하는 전부를 둘 어떤 자리도 갖지 못하지 않겠습니까?





읽기글⟫

내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고백합니다.

그러나 아다시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건 사랑하지 않았다는 건 아닙니다.

나는 미처 못 깨달은 것입니다.

당신에게 당신을 위해 비워둘 자리가 있어야 한다는 걸.

나는 깜박

나의 불완전함을 잊고

그대에게는 나만으로 충분할 거라 착각하곤 합니다.

똑같은 방식으로

그대를 찬양하기 위해

그대는 더 위대하고, 더 자라날 거라는 사실을

감추었습니다.

그대가 어떻게든 변하고 커질 수 있는데

이를 위해 아무 자리도 남기지 않습니다.


더욱이 그대가 바로 나에게 그러한 것을 바랄 때

나는 짙은 슬픔에 짓눌립니다.


우리 둘 다

지금 당장 완전해야 한다는 강박을 벗고

거꾸로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에서 달아나지 않도록

하는 은총을 간구(懇求)합시다.




연인과 친구, 풀벌레

세상의 모든 존엄한 것들을 위해

우리 방을 비워 둡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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