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는 + 한 철학자가
출판된 본문⟫ n.226
어제 나는 장터에서 철학자들을 보았습니다.
바구니 속에 그들의 머리를 넣고 다니며
“지혜요, 지혜 사시오.”하고 외치는 이들을.
불쌍한 철학자들.
그들은 그들의 마음을 살찌우기 위해
그들의 머리를 팔아야만 합니다.
원문⟫
Yestereve I saw philosophers in the market-place carrying their heads in baskets, and crying aloud, “Wisdom! Wisdom for sale!” Poor philosophers! They must needs sell their heads to feed their hearts.
새로 한 번역⟫
어제 나는 장터에서 철학자들이 바구니에 자기들 머리를 담고 나서서
“지혜요! 지혜 사려!” 하고 외치는 것을 보았습니다
가엾은 철학자들! 그들은 자기 심장을 먹이기 위해 자기 머리를 팔아야만 합니다
*원서에서 지브란은 이 조각글과 내일치 조각글을 한 묶음으로 썼습니다. 한 번의 줄바꿈도 없이 한 문단, 한 토막의 글입니다. 그렇다고 반드시 번역자도 자르지 않고 한 토막으로 옮겨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저에게는 이 글이 한 번에 읽혔기에 이백스물여덟 번째와 이백스물아홉 번째 조각글을 한꺼번에 읽기글을 올립니다.
출판된 본문⟫ n.227
한 철학자가 거리의 청소부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당신을 동정합니다.
그대의 일은 참 지저분하고 힘드니까요.”
“고맙습니다.
그러면 선생님이 하시는 일은 무엇입니까?”
철학자는 말했습니다.
“인간의 지성, 행동, 욕망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그 청소부는
쓸기를 계속하면서 웃음을 띤 채 말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선생님 또한 불쌍한 사람이군요.”
원문⟫
Said a philosopher to a street sweeper, “I pity you. Yours is a hard and dirty task.” And the street sweeper said, “Thank you, sir. But tell me what is your task?” And the philosopher answered saying, “I study man’s mind, his deeds and his desires.” Then the street sweeper went on with his sweeping and said with a smile, “I pity you too.”
새로 한 번역⟫
한 철학자가 거리 청소부에게 말하였습니다
“나는 당신이 가엾군요, 당신 몫은 힘들고 더러운 일입니다”
그러자 거리 청소부는 말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나으리. 한데 당신의 일은 무엇인지 내게 말씀해 주시렵니까?”
그러자 철학자가 답하여 말하였습니다
“나는 사람의 정신, 행동, 욕망을 연구합니다”
그러자 거리 청소부는 그의 비질을 하며 떠나갔습니다
그리고 웃으며 말하였습니다
“나도 당신이 불쌍합니다”
읽기글⟫
‘읽기’를 어디까지 계속하고 멈출 것인가, 참 요긴한 물음입니다.
청소부가 ‘불쌍하다’고 말할 때 그것은 철학자가 불쌍하다는 말일 뿐일까요,
인간의 지성, 행동, 욕망을 연구하는 것 역시
참 지저분하고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둘이 같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실은 아주 다릅니다.
단지 불쌍하다는 말뿐이었다면
어쩌면 청소부는 자신의 일이 그다지 지저분한 것도, 힘든 것도 아니라고 믿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청소부는 철학자가 자신보다 더 불쌍하다고 여길 수도
자신과 똑같이 불쌍하다고 여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이미 상대의 동정을 감사히 받았으며, 이제 미소지으며 떠나갈 때
그가 스스로를 전혀 불쌍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청소부는 자신을 구할 생각도 못하고 남을 구할 거라 팔 걷어 부친 철학자의 무지를
가엾게 여겼을 것입니다.
그러나 섣불리 구하지 않고 만약 당신 눈에 내가 물에 빠진 거라면 당신도 똑같이 물에 빠졌다고만 일러줍니다.
왜냐하면 물에 빠진 사람은 꼭 구하려는 사람을 억세게 잡아 끌어 함께 죽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가 힘이 빠지고 다가오는 걸 눈치 채지 못하게
뒤로 돌아가거나, 그가 정신을 잃기까지 기다렸다가 구하는 것이 맞습니다.
청소부는 이미 인간의 지성, 행동, 욕망을, 아니, 인간정신이라는 존재를 통째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