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이 겨레
출판된 본문⟫ n.284
그대가 이 겨레, 이 나라 그리고 그대 자신 위로
팔뚝만큼만 솟아 올라도,
그대는 진정 신과 같은 존재가 될 것입니다.
원문⟫
If you would rise but a cubit above race and country and self you would indeed become godlike.
새로 한 번역⟫
만일 당신이 당신의 종족이나 나라, 자신 위로 팔뚝만큼만 솟아오르면
당신은 실로 신과 같아질 것입니다
*한국어판 역자와 제가 ‘팔뚝만큼'이라고 옮긴, 원문의 큐빗cubit은, 명사로서 보통은 발음 그대로 적거나 완척(腕尺)이라고 옮깁니다. 사전의 풀이를 소개하자면, “가운뎃손가락 끝에서 팔꿈치까지의 길이로 고대 이집트, 바빌로니아, 이스라엘, 그리스, 로마 등의 척도; 이스라엘이 약 45cm로 가장 짧고, 이집트가 약 52. 4cm로 가장 김”.
읽기글∙1⟫
진정코 자신의 당파성을 벗어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요?
경계를 넘는 자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벗어나거나 경계를 없애기는커녕
당신은 내집단에 대해 거리를 넓히고 외집단에 대해 거리를 좁힐 수 있습니까?
종족이나 국가는 그를 규정하는 그의 언어 세계, 개념과 해석의 태도와 한계 들을 가리킵니다.
누군가 자신의 언어를 조금만 벗어나도
그는 현대의 메시아가 될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 위로 조금만 솟아오른다면
그가 온 인류의 스승이요, 큰 영웅이라는 것을 나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일종의 순종으로써만 가능합니다.
겨레도 나라도, 자기 자신도
인간이라는 당파성의 하위 분류일 따름이니
어떤 식으로든 ‘위로 솟아오르는’ 자는
이미 ‘인간’이라는 허울좋은 관념의 우위에서 ‘내려선’ 자이고
내려선 자는 인간이 아니라 동물과 식물, 바람, 불, 바위, 먼지 따위의 모든 피조물
(그리스도교적인 의미 이전에 무엇도 자기 의미를 자기 스스로 만들어 내지 않고
제 존재가 그러한 채로 ‘던져진’ 존재라는 점에서 피조물입니다.)
그들 속에서 다시 인간을 창조합니다. 인간을 재정의하는 것, 인간의 한계를 넓히는 것이지요.
그때 이미 그는 제한적인 뜻에서나마 창조자이며, 피조물의 지위를 벗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진정으로 신과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그 일이 신이 하는 일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 세상에 신성한 것이, 귀중한 것이 있을 턱이 있습니까.
읽기글∙2⟫
나는 종종 육신의 필요를 정신으로 채우고,
정신의 욕구를 육신으로 채우는 이들을 봅니다.
그런데 전자는 성공하지만
후자는 늘 실패합니다.
—욕망을 길들이기
자신의 진정한 관심을 알기.
무척 요원한 일 같지만
대개 틀리는 것은 너무 멀거나 힘들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정도를 걷는 걸 원치 않아서입니다.
육신과 정신은 서로를 배제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자석과 같아서 방향을 가질 따름.
지구라는 전체가 통째로 하나여도 양극을 갖는 것처럼 어느 지점이든 그곳은
어느 지점으로부터는 북이요, 동시에 어느 지점으로부터는 남쪽인 것.
자석의 극성이란 건 본래적인 것이어서
정신(N)과 육신(S)도 여기서
육체를 완전히 제거한다 해도
다시금 거기에는 정신 안의 육신(S)이 생겨나고
정신을 완전히 제거한다 해도
다시금 거기에 육신 안의 정신(N)이 생겨나고 맙니다.
이는 정신과 육신의 관계가 두 개의 사물과 같은 분류가 아니라
인간이 가진 깊은 내향성(內向性)의 두 차원일 뿐이어서입니다.
인간이 영적이거나 육적인 것은 그의 지향에 대한 것이지
그가 영혼과 정신만을 위한다거나
육신과 본능만을 충족시킨다거나 하는 의미일 수 없습니다. 비록 자기 상상 속에서 그리한대도.
육신의 필요를 정신으로 채우는 이는 압니다, 알게 됩니다.
정신은 육신을 돌본다는 사실을.
그러나 정신마저 육신으로 채우는 이는 잊어 버립니다.
육신이 다른 무엇이 아니라 정신의 몸이라는 사실을.
정신이 살아가는 활동의 결과요, 그 활동을 일으키는 탈것이라는 것을.
두 극성은 언제나 함께 있습니다.
당신의 몸은 겹겹이 이어져 작아지려면 세포와 핵으로, 더 작은 입자로 내려가다 무와 마주치고
키우면 국가나 종족의 벽에 부딪쳐 걸리지만, 거기서 벗어나
신과 같은 저울이 될 수 있습니다.
유일한 장벽은 당신의 머뭇댐이지
다른 장벽이 실제로 막아 서지 않습니다.
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