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물거품 같이 읽기-이백아흔한 번째날

그대가 노래할 때

by 이제월









출판된 본문⟫ n.289

그대가 노래할 때,

굶주린 자들은 텅빈 배를 움켜 쥐고

그 노래 소리를 듣습니다.




원문⟫

When you sing the hungry hears you with his stomach.





새로 한 번역⟫

당신이 노래하면

배고픈 사람들은 그의 주린 배와 더불어

당신 노래를 듣습니다




읽기글∙1⟫

그래서 나는

굶기까지는 못해도…

조금 더 불안정한 데로 옮겨 왔습니다.

그런데 이곳조차 어느 새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요.

아마 위로 솟구치는 것 말고는 ‘출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카프카의 원숭이 ‘빨간 피터’의 심정을 알 것 같은 오후.



읽기글∙2⟫

생전에 성철스님께서 참된 불공에 대해 대중들에게 법문하시길

참된 불공은 절에서 목탁치고 절하고 기도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참된 불공이 어떤 것인지, 그러한 봉사는 가진 자가 베푼다는 ‘구제’와 또 어떻게 다른지

여러 말씀들을 하셨지만, 다 같은 말씀이셨습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 어찌 불공하는지를 가르치는 것 또한 불공이라셨으니

그대가 만일 지브란의 저 말을 이 선지식(善知識)의 말씀과 함께 듣겠다면

굳이 그대의 노래를 그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지브란은 이중의 울림을 갖는 소리를 곧잘 하는데

이 대목 또한 그 노래를 부끄럽게 여기란 것인지,

그 노래가 그런 힘, 가치를 지녔다는 것인지 양쪽 모두로 알아듣게 됩니다.

어쩌면 진리란 이러쿵 저러쿵 훈수 두는 것이 아니라

제가 하는 일의 진실을 스스로 알 때 저절로 피어오르는 것이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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