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물거품 같이 읽기-삼백여섯 번째날

가슴 속에 비밀을

by 이제월




출판된 본문⟫ n.000

(한국어판은 영어판의 본문 가운데 세 편의 아포리즘을 제외하고 있습니다. 단순 착오에 의한 누락인지 역자나 편자의 의도에 따른 것인지는 알지 못합니다. 이 세 편의 조각글을 각각 0과 00 그리고 000으로 번호를 매겨 소개하였습니다.)


원문⟫

Behind every closed door is a mystery sealed with seven seals.




새로 한 번역⟫

모든 닫힌 문들 뒤에는 일곱 개의 봉인으로 굳게 잠근 신비가 있습니다




읽기글⟫

생각컨대, 의미는 홀로 서지 않고

서로의 관계 속에서만 서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것이 단독으로 고정된 의미를 띠는 일은 없습니다.

이미 결정된 사물과

의미는 다른 방식으로 존재합니다.

의미는 오직

만남 속에서만, 만남 위에서만 떠오르고 사그라듭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똑같이 기회가 있습니다.

당신은 살릴 수 있고

나도 죽일 수 있습니다.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이 일은

세계 전부를 뒤집어 엎고

심연 속에 가두는 것보다 어렵기도 합니다.


내게는 당신의 마음이 세상에서 가장 무겁습니다.



*지브란이 이 작품 ⟪모래∙물거품⟫에서도 자주 쓰고 있는 ‘일곱’(7)의 상징은

구체적 수세기로 일곱을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서구 또는 지중해를 공유하는 문명들에서 일곱은 널리

‘아주 많다’, ‘가장 많다’,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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