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물거품 같이 읽기-삼백열여덟 번째날

언어 표현 속에 가두어 둔

by 이제월






출판된 본문⟫ n.316

언어 표현 속에 가두어둔

모든 생각을

나는 나의 몸짓을 통해

해방시켜 주어야만 합니다.




원문⟫

Every thought I have imprisoned in expression I must free by my deeds.





새로 한 번역⟫

내 모든 생각들은

내가 내 표현 속에 가두었습니다

나는 나의 행동으로써

이들을 풀어 내야 합니다




읽기글⟫

몸짓을 통한 생각의 해방은 숨바꼭질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정작 우리를 가로막는 건 찾지 못해서가 아니라

찾지 않아서이기 때문입니다.

찾지 않는 까닭은 대개

그것이 힘들기 때문이지요.

벗이여, 몸짓을 통해 해방시킨다는 것은

마치 작은 씨앗이

두터운 흙을 뚫고 싹을 틔우는 것과 같은 일이랍니다.

흙이 두터울수록 더 힘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하지만 한 순간 싹이 움트고 나면

이제부터 생장(生長)은 그 무엇도 막을 수 없을 만큼 날래고 튼튼합니다.

더욱이 싹이 트는 진짜 순간은

흙을 뚫고 돋을 때가 아니라

씨앗에서 그 끝이 나올 때입니다.

해방의 몸짓이 결코 어렵지 않고 쉬운 이유랍니다.

우리를 막는 것은 세상-흙이 아니라

나 자신-씨앗일 뿐이니까요.



그러나, 네, 압니다. 그것이 더 어렵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우리에게 ‘나’라는 의식, ‘나는 나에게 갇힌 존재’라는 의식은

일종의 주박(呪縛)과도 같은 것이니 말입니다.

같이 읽기글을 보내드린 300여일 동안

―보낸 날짜만 말고 기간으로 치면 더 긴 시간이로군요―

나는 나 자신과 우리 자신-여러분에게 그 주술이 거짓이라고,

그 주술의 속박에서 풀려나도록 거듭 거듭 ‘깨어나’라고 말해온 것입니다.


일어나세요.

걸어 나가세요.






*원서는 이 글로 맺습니다. 그러나 한국어판은 어떤 이유인지(우리 각자가 상상할 수 있겠습니다) 맨 마지막 글을 앞으로 당기고, 본래는 마지막 글 앞에 있던 글을 마지막으로 옮겨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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