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참을 수 없는 것
공부는 무엇으로 하는가
몸으로 한다
온몸으로 부딪치고 견뎌 낸다
공부의 끝은 변화이지만
공부의 시작은 불변을 서원하는 것이다
공부가 흔들리는 건
시작조차 한 적 없기 때문이다.
나 아닌 누군가의 욕망과 규정대로
정해진 걸 연마하는 건 공부가 아니다.
공부 옷을 입고 공부 탈을 써서
여럿이 속고 먹히지만
공부는 그런 게 아니다.
공부는 오직 기쁘고 눈물겹고
친구와 만나 어울리는 것이다.
셋이 가면 하나는 스승이고
이것저것 하여도 늘 한 줄로 꿰고 있는 것이다. 그 줄이
내 몸이요, 내 생이요, 내 이룬 업이다.
줄을 끄는 바늘이 인(仁), 사랑이다.
바늘과 실을 묶는 결연을 서원, 공부 다짐이라 하였다.
어떤 서원인가. 나를 끊고 다시 세상과 잇는 것.
마음을 돌리고 몸을 일으켜 세상을 구한다. 달리 할 일이 없다.
그것은 불가해하지만 날마다 벌어진다.
자전하는 굉음을 듣는 귀는 없지만
어마어마한 속도와 질량의 진동에 소리가 없을 리가.
조금씩 몸을 바꾸어 더 많이 담고 더 널리 헤아리고
더 깊이 뒤바뀐다. 공부는 새로운 감관을 낳아 기른다.
그 수용, 적극적 수동태의 계속이 공부다.
애써 남에게 바치는 공부는 버리는 것이지만
내게 쌓은 공부는 나를 무겁게 키워
삼라만상의 지렛대를 삼는다.
공부는 참을 수 없는 것. 다른 모두를 견뎌서라도 기어코 이르고
못 닿아도 굳이 내뻗는 것이다.
한 사람이 풀지 못해도 다리가 되고
한 번씩 돌이켜 성공의 기억에 묶인다.
공부는 천지와 벗하고
운명과 마주 서는 단
하나의 기예, 단 하나의 주문이다.
(feat. 공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