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자_추분에
발견자發見者 _추분秋分에
발견發見하는 자者는 멀리서 온다
바로 눈앞에 있더라도
숨결이 닿고 숨소리를 엿들어도
발견하는 자는 기어코 거리距離를 만들고
사이를 띄워 틈을 벌인다
발생發生한 틈으로 흐르는 공기空氣가
정신精神을 깨우고
그는 앞에 있던 것을 비로소 본다
늘 보고 얘기 나누던 것과
드디어 참말로 이야기한다.
발견자는 하나되고픈 열망熱望으로
뜨겁게 불타기에 기꺼이
둘이 되어서 셋을 잇는다
나와 너를 사이지어 셋을 이룬다
셋에서 나는 나요 너는 너이거니와
어떤 나인지 무엇인 너인지가
정定하여진다. 그리고 곧 바뀐다
생기生氣를 얻어 변화變化한다
발견자는 곁에 있다가도 돌연突然
멀리서 온다
발견자는 본래本來 있던 생명生命을
비로소 가동可動하고 참여參與하며
같이 누리고 같이 나고 저문다
그럼으로써만 하나이기에
하나-같다는 착각錯覺을 깨뜨리고
멀리서 다시 온다
모든 순간에 다시 정의하고
다시 살린다, 맥脈을 뛰게 한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것이 무엇인가가 아니라 맥이 열고 닫는 맥락脈絡이다
호흡呼吸. 나는 너가 되고
너는 내가 된다
이 하나에서 나와 너는
뚜렷이 구분區分되고 식별識別되지만
기꺼이 모두 ‘나'라고 외친다
나는 너이고 너는 나인 것이
우리다. 우리인 때에만 나는
나다.
발견자는 너를 보고 깨움으로써
나를 새롭게 하고
우리 안에서 네가 죽거나 내가 죽어도
다시 살게 한다
한限없이 내재內在하는 일치一致는
반드시 초월超越하는 거리를 갖는다
나는 이렇게 해서만
내 삶과 화해和解하고
내 생명을 획득獲得한다
지고至高의 시련試鍊은 최상最上의 인내忍耐로
최선最善의 자기自己를 이행履行한다.
우리는 떠나서 머물 수 있다
이 돌아오는 여정旅程은
여정을 수행遂行하지 않는 이에게는
결코 경험經驗할 수 없고
지각知覺되지 않으며
상상想像할 수조차 없다
침묵沈默하고 낮과 밤이 자리 바꾸길 지켜보고
해가 돋아 여명黎明을 흩뿌리어서야
파랑 속의 파랑
하늘을 쪼개고 나오는 탐貪스럽게 익어
숨은 하늘송이를 본다
그리고 그는
늘 쓰던 말들로 말하거니와 그 말은 한 번番도
들은 적 없고 되풀이하는 일 없는
유일唯一한 것, 유일회唯一回한 말들이다. 오직
발견자만이 이야기한다
다른 것들은 흩어지는 아우성이다
비명悲鳴이다
비명을 듣고 홀로 먼저 깬 자가
하나씩하나씩 발견하고
현실現實을 꿈이라 고집固執하지 않을 때
그때 발견자는 태어나고
발견자가 기꺼이 시간時間을 여행旅行하며
스스로 현재現在가 될 때
영원永遠에 속屬한 현재가 노래하는 것이
시詩이다
시는 그렇게 모든 것에 단但 한 번 빛을 비추고
다음 빛을 향向한 갈망渴望을 심어 둔다
이 목마름, 고통苦痛스런 갈증渴症이 구원救援이다
우리는 이렇게 해서만이
나를 나에게서 끄집어낸다
모든 것이 같고 빠짐없이 다르다
이토록 간단簡單하다!
같이 걷는 자에게 쉬운 길이
구경꾼에게는 어렵다
걷거나 잠들 뿐
발견자는 깨서 걷는다
깨서 깨우거나 기다린다
현실은 벌벌 떨며
발견자 앞에 나아가 부복俯伏한다
하나씩하나씩 발견된 세상世上은
부정否定하고 감춘 것들을 회복恢復한다
거기서, 벽壁을 부술 필요必要가 없다
이랑과 고랑은 밭이다
나와 너는 우리다
가득 찬 언덕에 백百 한 번째 언덕이 우뚝 서고
이제 그것은 영零에 잠기어
하나로 세게 된다. 하나를 발견하였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