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글의 일부 또는 사랑-함에 대하여
마법사는 모든 길을 알아. 하지만 매일 한 번에 하나의 길을 갈 뿐이지. 마법사도 너희도 다를 건 없어. 우주의 누구든 하나를 걸을 수 있으니까.
모든 길을 걷는 자, 그게 신이야. 모든 길을 아는 자, 그게 위대한 마법사지.
그 길을 알면 그 길을 걸을 수 있지만 그 길을 모르고도 그 길을 걷는 건 같아. 더 잘 걷기도 해. 왜냐면 걸을 때마다 길이 바뀌니까. 모든 길을 알면 어떨 거 같아? 그러고 하나의 길만 걷는다면.
슬퍼. 그래서 위대한 마법사는 슬픔이 있어. 간혹 깊은 슬픔이 그를 집어삼키고 그가 분노나 환멸에 절어버리기도 해. 하지만 만일 누군가 그저 아는 것이 아니라, 산다면. 그 모두를 산다면 그는 어떨까. 당연히 슬프지. 물론 괴롭지. 그뿐은 아니야. 거기서 그칠 수가 없지. 전부가 나이니까 일어나지 않은 일조차 아무도 걷지 않은 길조차 자기 길이니까.
아름답고 누추하고 단호하고 너그러워.
그것이 사랑의 원형이야. 그는 모두를 알고 모두를 살고 가장 위대한 마법, 의지의 마법을 행사하지. 왜냐고? 그저 나인 것은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겠어? 아무런 빈틈도 아무런 막힘도 없는데 신은 전부 알고 전부 사니까.
두려워하지 마. 네가 누구든 네가 무엇이든 네가 어떤 일을 했건 이미 그의 안에 있어. 그를 만난 적은 없어. 만난 것이 아닐까 하는 적들이 있지만 확증할 수는 없어. 그러나 또 매번 만나지.
나 또한 행위의 마법을 통해 매번 날마다 매순간 그를 닮아가거나 그와 어긋나거나 하니까. 같아지는지 달라지는지 늘 느끼니까. 의지의 마법 또는 행위의 마법 그건 널 지배하는 게 아니야.
온전히 너의 편인 것, 그러고도 너와 다른 것이지.
하고 싶은 걸 꼭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하는 걸 꼭 하고 싶은 것. 그게 마법의 본질이야. 모든 마법이 그와 같고 혹은 그것을 불완전하게 모자라게 베껴 낸 것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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