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엄마들, 친구가 될까? ―《그린 마더스 클럽》 시청 소감
Still wait for you
널 위한 노래를 시작해
Still wait for me
눈을 감고 네 맘을 열어줘
― 《Green Mothers' Club OST》 Part 5 〈널 위한 노래〉 중
《그린 마더스 클럽》은 친구 되기의 어려움에 관한 서사다. 위키백과는 “초등커뮤니티의 민낯과 동네 학부형들의 위험한 관계망을 그리는 드라마”라고 ‘기획의도’를 소개하고 있지만, 그 모든 신산하고 요란한 사건들 뒤에 남는 건 두 사람, 두 사람의 우정이다. 마지막 장면은 첫 장면이래도 어울릴 법하게 둘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두 사람은 이전에 어떤 일을 겪으며 어떻게 살아 왔나 궁금하게 한다. 16회차에 걸쳐 보아 왔으면서도 질문이 떠오르는 건 16회 동안 보여 준 과거와 현재의 사건들로도 그 우정은, 둘이 친구가 되는 건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굳이 말하자면 그들은 “눈을 감고” “맘을 열어” 준 것뿐이다.
각 화의 제목만 나열해도 서사가 이루어지는데, 2022년 4월 6일 첫 회 방송분의 부제는 <이웃은 사촌이 아니다>라는 섬뜩한 문구다. 이튿날 방송된 2회는 <어른들은 목적없이 친구를 만들지 않는다>이고, 이 문장은 <하늘이 맺어준 악연>이나 <죽은자로부터 온 편지>, <새빨간 너의 거짓말>, <칼 끝에 부는 바람> 같은 신산한 부제들을 경유해서 <우리가 알아내지 못한 죄>로 가슴을 철렁 내려앉히고는 12회에서 <어른들도 목적없이 친구가 될 수 있는가>로 질문의 형태로 변환되어 나타난다. 이 질문은 <진실의 두 얼굴>을 마주치고(13회) <황색 신호등>(14회)을 받고서 <인간의 선택>(15회)을 함으로써 비로소 대답한다. 5월 26일 방송한 《그린 마더스 클럽》 최종 16회는 <그대가 내밀어 준 따뜻한 손>이다. 악연과 거짓말, 죽음과 주홍글씨를 넘어서는 것, 심지어 진실까지도 뛰어넘어 행하는 인간의 선택은 “따뜻한 손”으로 귀결되며, 그 손을 내미는 것은 언제나 “그대”이다. 아니, 따뜻한 손을 내밀거나 내치는 자, 그이가 바로 “그대”이다. 그대는 응답하는 자, 불리움받은 자이기 때문이며, 내 운명, 나에 대한 처분을 내어 맡긴 자이기 때문이다.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을 떠올릴 만큼 정신없던 드라마는 그러면서도 본분을 잊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서 첫 회 표피에 드러낸 선언(어른들‘은’ 목적없이 친구를 ‘만들지’ 않는다>을 비틀어 되묻는다. <어른들’도’ 목적없이 친구가 ‘될 수’ 있는가> 하고. 이어서 ‘진실’이 가진 ‘두 얼굴’을 보여 주고, 저마다 <인간의 선택>을 하면서 종막을 향한다. 드라마는 시종 인간의 취약함 혹은 관점에 따라서, 추악함을 보여 주지만, 그것을 비추어 주는 진실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따뜻한 손”을 내밀 수 있다고 말해 준다. 그리고 <그대가 내밀어 준 따뜻한 손>은 우리에게 ‘눈물'을 준다. 눈물이 구원한다.
친구 되기는 같이 울 수 있는 자, 서로가 인간으로 대함으로써, 서로를 인간이 되게 하고, 그리하여 같이 우는 자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다. 친구는 ‘함’이 아니라 ‘됨’이며, 그래서 ‘만들기’가 안 된다. 사이에 놓인 무수한 사건들도 아무 위력을 발휘할 수 없고, 그저 따뜻하게 손을 내밀어 주고, 같이 울어서만 등정(登程)할 수 있다. 쉽게 친구가 되지 마라. 그렇다고 어려움이 바로 친구를 만들어 주지는 않지만, 어려움에 부닥쳐 울고 나서도 그대는 다른 그대를 만나서 친구가 될 수 있다. 좋지 않은가?
2022.5.27. 금요일
世上의 陽地에서
休
P.S. 클럽에 가입하실 분들은
죽을 고생을 하고, 죽지 않고
살아서 돌아올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