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애 그것은
출판된 본문⟫ n.24
인간애.
그것은 영원 그 이전으로부터
영원까지 이어지는 빛의 강줄기입니다.
원문⟫
Humanity is a river of light running from the ex-eternity to eternity.
새로 한 번역⟫
인간성은 영원 너머로부터 영원으로 내달리는 빛의 물줄기입니다
읽기글⟫
지난 세기, 미국의 한 게이 인류학자는
이반*들에 대해
‘게이 연속체’라는 개념을 개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꼭 그렇기만 할까요?
저는 인류 전체에 대해서도
연대와 관련해서나 공간과 관련해서나
‘연속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융이 말한 ‘집단무의식'과도 연결 지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편, 여성에 대한 일단의 연구들은
이와 유사하게
‘억압’의 체험이 유전된다는 말을 합니다.
마치 우리가 성공의 체험으로부터 다음 성공을
예기(豫期)하기 더 쉬운 것처럼
행동이 아닌 어떤 체험도 ‘습관화’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개체 안에서만 아니라
군체와 집단 안에서도 일어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만일 그렇다면
인간에게 있어 가장 희망적인 것이
저 ‘인간애’이며, 저 ‘사람됨’(인간성) 자체라고 생각됩니다.
반면
가장 절망적인 것은 증오나 무관심일 것입니다. 오늘날 ‘혐오’라고 정확하게 일컫는.
전자는 ‘포용’하는 정신이고
후자는 ‘배제’하는 정신입니다. 그리고 배제는 ‘군림’을 낳습니다.
그러나 태양이 먼지에게 준 생명을 도로
빼앗을 수 없듯이(조각 글 17번 참조)
인간이라는 연속체가 존속한다는 건
그것이 이미 그의 탄생 이전에 강렬하게 빛을 쪼였음을,
인간보다 인간애 혹은 인간성이 더 앞선 것임을 시사하는 건 아닐까요?
만일 우리가 더 이상 인간이지 못하다면
그것으로 인간이 끝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주변에 우리가 상상도 못했던 존재들이
다시 인간-임을 이어갈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우리가 우리와 모두를 위하여
바통을 쥐고 더 뛰기를 바랍니다.
*이반: 異半. 90년대 후반, 이성애자를 제외한
모든 '다른' 성적취향을 가진 이에게 붙인
한국 문화계의 용어입니다. 일반(一般)에 대하여 붙인 이 말은
통상적 가치판단을 개입하지 않았다는 면에서
똑같이 대안적이고 대항적이지만
지금 널리 쓰이는 queer보다 한결 더 주체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