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하나: 힘 빼

운동의 원리| 힘을 빼라

by 이제월

힘 주면 멈추고

힘 빼면 움직인다


온몸에 힘을 꽉 쥐어 보라.

그 상태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힘껏 휘두르면 걸린다.

힘이 들어간 상태로는 흐름이 끊기고 방해받는다.

들인 힘이 적게만 전달되고 대부분은 중간에 소진된다.

더 힘을 주면 아예 꼼짝도 못하고

넘치는 힘은 불쾌감을 주거나

경련과 마비를 가져 온다.

힘은 팽창하고 밀어내 끝내 한몸 안에서도

충돌하고 대치하여 마침내

모든 길을 막는다. 가능성은 가뭄.


생체의 근육은 그런 방식이다.

신호가 과하면

기능이 정지한다.

원력이 훼손된다.

촉촉해야 한다.

흐르고 미끄러워야 부드럽게 흐르는 법.


세게 살살 휘두를 때 가장 강하다.

그때 살살은

내 힘이 흐를 수 있게 해 주고

마주치는 순간

외부/외력에 적절하게 닿도록

미세 조정을 가능케 한다.

우리는 내지를 수도 있고 거둘 수도 있다.

그러나 힘을 더욱 세게 주면

마지막 말단의 딱딱하게 굳은, 고립된 한 단위의 힘만 겨우 전달되며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도

힘을 회수하거나 동작을 취소할 수도 없다.


생체의 원리는

물질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정신도 똑같이 움직인다.

어떤 문제에 골몰하고 돌파하는 것도 좋지만

마지막 순간은 언제나

긴장보다 이완이다.

깨어 있으란 말은 곤두서 있으란 말이 아니다.

그 유연한 살아 있는 상태를 이름이다.

한 뼘 비우고

한 술 크게 덜라

차라리 남 주고

남에게 빼앗겨 밀려나라.


힘을 빼라.

주의를 '열어라'


그러면 당신이 쓸 힘이 들어오고

당신이 쓰려는 힘이 돈다.

아주 잘 쓰면

당신 왼팔로는 힘이 들어오고

오른팔로는 힘이 내뻗칠 것이다.

당신은 심장 박동만으로

두근대고 설레고 쫄깃한 그대로를

춤사위처럼 펼쳐낼 수 있다.


몸의 일이고

마음의 일이고

사람 일이고

우주 만물 삼라만상이 다 그렇다.


힘 좀 빼라.

안심해라.

더 생생할 터이니.

더 곧바로 알맞게 대응할 터이니.


결국 힘을 빡 주는 건

믿음의 부재 또는 빈곤을 뜻할 뿐이다.

힘세다고 해석할 게 1도 없다.


이것은

당신이 이미 아는 것.

시간 이전부터 내게 일러

말해 달라 청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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