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글쓰기; 증언
우린 모두 그를 부러워했다.
그는 전능했고, 전지했다. 그가 바라는 대로, 그가 말하는 대로 모든 게 이루어졌다. 우린 벌써 해가 뜨고 지는 걸 여러 번 보았다. 항상 그가 말한 대로였다. 그는 중얼중얼 제 손가락만 보며 셈하고는 고개도 들지 않고 소리치곤 했다. 그럼 사람들은 깜짝 놀라지만 곧 경외에 가득 찬 눈길로 그를 바라보고, 그도 모두의 뜻을 안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리며 같은 말을 또박또박 반복했다. 언젠가부터 몇몇은 그의 말을 받아 적었다. 그가 하는 말이 반복된다는 걸 확인하고 나면 한 번 더 반복하길 기다려 틀림없다고 확신한 뒤에 종종걸음으로 어디론가 떠났다. 한 번은 그가 해가 뜨지 않을 거라고 했다. 아마 그날 일식이 일어나거나 종일 흐리고 비가 올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우리는 문득 멈춰 선다고 느꼈다. 그건 설명할 수 없는 종류의 불편한 감각이었다. 갑자기 발밑이 꺼지는 것 같고 내장이 전부 자리를 바꾸는 것 같았다. 잠깐의 순간 뒤 우리는 모두 들렸다. 해가 뜨지 않는 게 아니라 땅이 회전을 멈추었다. 그래서 우리는 새벽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모두 들렸다. 처음 한 순간은 서서히 들리는 것 같았지만 곧 내팽개쳐졌다. 나처럼 몇몇은 그물에 걸려 이송됐지만, 대부분은 아무 데나 부딪치고, 너무 멀리 튕겨져 얼어붙고 말았다. 나는 구조 당시를 설명하는 어떤 전문가의 말을 흘려 들으며 한쪽으로만 난 창을 건너다 보았다. 물이, 끊임없이 탈출하고 있다고 했다. 돌고래는? 갑자기 돌고래의 안위가 궁금했다. 외계에서 왔다던데, 그럼 발전된 기술을 안고 탈출했을까? 아니, 나처럼 태어난 것을 저주하고, 태어난 곳을 원망하는 게 아니라 구하지 못한 데 대한 애틋함에 휩싸여 꼼짝 않고 있다가 같이 최후를 맞을지도 몰라. 사람하고 고래는 아픈 자를 두고 가지 못한다며. 그가 마치 고래처럼 기이한 숨소리를 내던 것을, 고개를 들고 슬픈 눈으로 자길 바다로 돌려보내달라던 것을 기억한다. 그는 두 발로 섰지만 아프고, 설익은 것처럼 걷고, 의사나 간호사를 붙들고 하소하곤 하였다. 우린 모두 그를 부러워했다. 그만이 우리가 어디서 온지 알았고, 어디로 갈지 아는 것 같았다. 그는 집 밖으로 나가려던 게 아니라 세상을 떠나려 했다. 그래서 우린 그를 붙잡아 두었고, 그를 구하지는 못했다.
…조금 더 투여할게요. 기억나는 게 있으면…
먼지가 사라진다. 저렇게 잘게 흩어지면 언젠가 사라지지 않을까, 아니면 영영 사라지지 않고 떠돈단 말인가. 먼지가 먼지를 본다. 먼지인 걸 잊고 싶다.
제시어: 돌고래
제한: 5분. 손으로 쓰기.
허용: 수기 작성본을 타자 입력 중 오타 수정.
사용시간: 6분. 마감을 위해 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