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징검다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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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징검다리로 개울을 건너 넓지 않은 이편 강모래 위에서 엉거주춤 앉아 놀곤 하였다. 뭔가 별다른 일이 일어나진 않았다. 적어도 그날 오후까지는. 물놀이하기엔 좀 늦은 여름이었다. 해가 조금씩 짧아지는데 뭘 딱히 바랐다가비도 그저 늘 그러던 일이라 징검돌을 딛고 개울을 건넜다. 뭐해? 묻고는 곧 그의 곁에서 우리는 함께 몸이 굳고 말았다. 입이 바짝 말랐다. 개구리가 앉은 건 누운 소녀의 입술 위인데 꼭 내 목에 앉아 누르는 것 같았다. 볼이 빨간 소녀였다. 우리는 누구랄 것 없이 마주보고 입을 꾹 다물고 그곳을 떠났다. 남겨둔 소녀의 안부가 궁금했지만 서영이 뭐라도 말했을까 그게 더 걱정이고 궁금했다. 나는 입을 닫을 것이다. 밤새 떠들썩하고 어느새 누군가의 울음소리와 어른들의 조심스런 수근거림이 그치지 않았지만 난 눈을 뜨지도 않고 돌아눕지도 않았다. 눈을 뜨면 입을 열고 말 거란 듯이.
그 뒤로 개울 풀섶 모래밭에 가지 않았다. 빛나던 기억이 가득한 곳인데 나는 일부러 멀찍이 길을 돌아 다리를 건너 다녔다. 우리는 누구에게도, 서로에게도 다시 말을 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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