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글쓰기: 이세계(異世界)

너는 내 말을

by 이제월

즉흥글쓰기: 이세계(異世界)



너는 내 말을 믿지 않았다. 여느 아이들처럼 내치거나 멀어지지도 않았지만 딱히 믿는 눈치거나 더 관심을 보이고 묻거나 하지도 않았다. 조마조마해 하던 나는 그날은 강둑에서 그를 붙들고 왼손을 펼쳐 보였다. 물끄러미 바라봤지만 뭐라 말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의 표정에서 분명히 보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있다, 나 말고도 이걸 보는 사람이. 그는 왠일인지 그 주말까지 나를 못 본 척했다. 두 교실 떨어져 다른 반이라 그저 못 마주친 것뿐인지도 몰랐다. 주말이 되자 그가 나를 불러 손바닥을 보여 달라고 했다. 믿어? 믿어. 믿지! 믿지.

내가 손바닥을 펴자 그가 손을 맞부딪쳐 왔고 끝없이 긴 창이 나를 찔러 들어왔다. 내 왕국, 정원, 가신들과 이웃들…모두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는 검은, 저 세계에서 호시탐탐 나를 노리고 쫓아온 그 늑대의 눈을 하고 있었다. 결국, 찾았어.



제시어: 이세계(異世界)

기본 제한: 5분, 손글씨

예외 추가: 문장이 덜 끝난 경우 추가 시간(30초~1분 사이 임의 제공) 동안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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